비빔밥 애호가… 공연과 투자 목적으로 4번 방한

  • 입력 2009년 6월 27일 03시 00분


■ 한국과의 인연

26일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평소 ‘비빔밥’ 애호가라고 자주 말했던 그는 네 차례 한국을 찾았고 많은 국내 가수들도 잭슨의 추종자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첫 내한공연을 가진 것은 1996년 10월. 서울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의 콘서트는 매회 6만5000석이 매진됐다. 당시 시민단체들이 잭슨의 성추행 스캔들과 외화 낭비를 이유로 입국을 막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두 번째는 1997년 말 무주리조트 투자건을 협의하기 위해서 내한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당선인과 만나기도 했는데, 이 인연으로 1998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게 세 번째 방문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26일 잭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우리는 세계의 한 영웅이자 한국 통일에 관심을 갖고 성원해 준 사랑스러운 벗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마지막 방한은 1999년. 세계 전쟁 희생자 및 불우어린이 돕기 자선공연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에 참여했다. 머라이어 캐리, 보이즈투멘 등이 참여한 대형 콘서트였다. 당시 잭슨은 “한국이 통일되면 꼭 다시 찾아와 공연하겠다”고 약속했다.

‘팝의 황제’는 한국 대중음악 뮤지션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가수 비(정지훈 씨)는 2008년 ‘마이클 잭슨 스릴러 25주년 기념앨범 발매’ 당시 “그는 나와 모든 이들의 우상이었으며 그에 대해 논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면서 “그를 보고 가수로서 꿈을 키웠으며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다”고 말했다. 가수 겸 프로듀서인 박진영 씨는 지난해 건국 60년 기념사업단이 연 ‘건국 60주년, 60일 연속강연’에서 “어린 시절 미군 방송을 보며 팝을 익혔는데 마이클 잭슨의 춤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록밴드 ‘YB’의 보컬 윤도현 씨는 “육체가 아닌 영혼이 영원하듯 그의 음악은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을 것”이라 말했다.

국내 팬들의 애도도 잇따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명복을 비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소정 씨(40)는 “대학시절 마이클 잭슨은 한국에서도 최고의 스타였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의 음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 공연 당시 마이클 잭슨을 경호했던 경호업체 ‘강한 친구들’의 김덕영 씨(37)는 “보육원을 방문한 마이클 잭슨이 아이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안아주던 인간적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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