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연극상 ’원전유서’ 연출 이윤택교수

  • 입력 2009년 1월 5일 16시 51분


(박제균 앵커) 여러분, 요즘 연극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우리 공연계도 양극화라고 합니다. 대형 뮤지컬은 표가 없어서 못 볼 정도라는데, 순수 연극의 객석은 조용하다고 하죠.

(김현수 앵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연말, 동아일보가 주최한 제 45회 동아연극상에서 연극 '원전유서'가 대상과 연출상, 연기상, 주요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어 화제가 됐습니다. 상영시간만 무려 4시간 반이라는 연극 원전유서의 연출가 이윤택 동국대 연극학과 교수를 문화부 권재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질문1) 지난해 연말에 있었던 제 45회 동아연극상에서 원전유서가 대상과 연출상, 연기상, 주요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동아연극상과 남달리 인연이 많으신 이윤택선생님께서 이번에도 수상을 하셨는데 수상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수상소감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이윤택) 제 동료 연출가인 기국서 형이 요 근래 전화하면서 "늙은 사자라 하더라도 소 뒷다리를 물수 있다" 고 얘기했어요. (웃음) 제 나이가 이제 올해로 58인데요..이윤택이라고 하는 부산 지역 출신 연출가가 서울에 와서 서울이라는 풍토속에 지역연출가가 활동할 수 있게 한 교두보. 그게 동아연극상이 아니었는가. 만일에 동아연극상이 없었다면 제가 지역 연출가로 그냥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질문2) 원전유서가 상영시간만 4시간 반에 이르는 국내 창작극중에 최장시간을 자랑한다고 들었습니다. 원전유서가 어떠한 작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윤택) 현실적인 공간과 신화적인 공간이 있는데요. 현실적인 공간은 쓰레기 매립지에 사는 사람들이야깁니다. 난지도 같은. 그런데 쓰레기 매립지에 사는 한 젊은 지식인이 지번을 요구하죠. 주민등록 지번을. 원래 늪에 세운 매립지니까 지번이 없단 말이예요. 지번을 달라고 요구하는...대단히 사회성이 강한 작품입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그 쓰레기 매립지를 지배하는 인물이 대단히 폭력적인 아버지예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어머니와 아들, 딸들이 대단한 폭력적인 구타를 당하는 그런 집안 이야깁니다. 두집안 이야기가 가로, 세로 주를 이루고 신화가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쓰레기 매립지에 사슴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쓰레기 매립지에서 뒤에 아이가 죽었을때 나무가 피는...나무의 상상력. 쉽게 말하면 식물적 신화의 상상력이 개입돼있는, 대단히 현실과 신화가 교차하는 문명 비판적인 대작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질문3) 원전유서를 실제로 무대에서 본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상 수상을 계기로 또 작품을 무대에서 다시 만났으면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언제쯤 무대에 다시 올라가게 될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윤택)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저 뿐만이 아니고 연희단 거리패의 단원 모두가 끔직하게 하기 싫은...(웃음) 지금 여러 가지 궁리를 하고 있는데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신청을 하려고 해요. 그게 제일 효과적일 것 같고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신청을 해서 안되면 우리가 극장을 대관해서라도 대극장에서 공연을, 올가을에 반드시 하겠습니다. 그리고 할 때는 초연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그러니까 불편하지 않게 보게해야되는데요. 그렇게 하려면 힘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조금 더 인식, 배우들이 생각을 더 깊게 하고, 생각만큼 연기하게 하는, 조금더 깊이 있는, 정화된 형태로 막을 올려야 이 작품이 오래갈 수 있고, 관객들도 보기 편안하지 않겠는가. 우리들의 연습에 달려있으니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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