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김수현(65·사진) 작가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서울드라마페스티벌 2008’ 특설무대에서 팬과 드라마 작가 지망생 100여 명과 1시간 동안 자리를 같이했다.
김 작가는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보고 인간의 마음과 소통하기를 원한다”며 “특별하고 희한한 소재 대신 주변에서 소재를 찾아 단순하게 쓰는 것이 40년간 드라마를 쓸 수 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드라마를) 딱 보면 작가의 함량이 나오는데 요즘 많은 드라마가 중학생의 습작처럼 질이 떨어진다”며 “요즘 드라마는 장난이 반인데 드라마를 오락이 아니라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후배 작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요즘 ‘베토벤 바이러스’와 ‘신의 저울’을 재미있게 본다”며 “‘베토벤 바이러스’는 착한 사람들이 나와 기분 좋게 보고 있고 ‘신의 저울’도 작가가 썩 잘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스타 배우’들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김 작가는 “자기가 완성품이라고 착각하는 젊은 배우들과는 일 안 한다”며 “배우로서 스스로를 정리 정돈한 이들이 좋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다음 드라마는 SBS TV와 할 예정이지만 2009년까진 쉴 것이라고 말해 당분간 집필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또 배우 이경영 씨가 한때의 잘못으로 너무 오래 쉬고 있다고 언급해 차기작에서 그를 캐스팅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김 작가는 최진실 씨 사망과 관련해 “인기는 뜬구름처럼 흘러가고 아침 이슬처럼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무대에서 내려설 수 있는 영혼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국방송작가협회 드라마작가 과정 수강생인 이지연(24) 씨는 “김 작가의 작품은 등장인물이 옆집에 살고 있는 실존인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실적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