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기간 서울시내 '영화폭격작전'

  • 입력 2007년 7월 4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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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의 계절로 불리는 여름이다. 상대적으로 저예산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들에겐 추운 계절이다. '추운 여름'을 나기 위해 서울시내 8개 독립영화관이 뭉쳤다.

광화문의 씨네큐브와 미로스페이스, 종로의 스폰지하우스, 필름포럼, 서울아트시네마, 대학로의 하이퍼텍나다, 명동의 CQN, 상암동의 CGV상암이 19일~8월19일 공동으로 준비한 '넥스트플러스 여름영화축제'다.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 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축제에선 극장별 각종 기획전을 통해 200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순회 공동상영회 △공동할인이벤트 △극장별 할인이벤트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바캉스기간 중 평소 관람료의 3분의 1 가격으로 각종 예술영화기획전을 열어 영화 하한기의 매출감소도 막고 시민들의 영화교양도 높이는 '파리영화축제'를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

영화편수로만 봤을 때 웬만한 영화제 뺨치는 수준의 이 영화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놓치면 안 될 필수과목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선택과목을 안배해 시간표를 짜야하는 대학신입생 시절의 인고와 지혜가 필요하다.

▽필수과목=단편영화를 장편영화로 묶은 영화까지 합쳐 48편 분량으로 가장 많은 영화를 상영하는 서울아트시네마의 기획전을 눈 여겨 보자. 그 중에서도 압권은 웬만한 열혈영화팬도 225분짜리 축약판으로만 볼 수 있었던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자크 리베트 감독의 '아웃 원'을 12시간30분(773분)분량의 원판으로 감상하는 기회다. 오전 오후로 나눠서도 모자라 이틀에 걸쳐 이뤄질 이 시사회에 참석하면 세계에서 이 영화를 본 1만 명 미만의 관객에 들어갈 수 있다.

8월3일~12일 필름포럼에서 열리는 '하워드 혹스 회고전'과 7,8월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하이퍼텍나다의 '루이 말 감독 특별전'도 놓치기 아까운 기획이다. 하워드 혹스는 존 포드, 앨프레드 히치콕과 더불어 대중적 장르영화를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은 명감독으로 꼽힌다. 루이 말 감독 역시 누벨바그 감독 중에서 가장 대중적 작품세계로 정평이 난 감독이다. 특별할인가(5000원)에 8개 극장에서 순회 상영되는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의 '노래자랑'과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호랑이와 눈' 같은 잔잔한 코믹영화도 빼놓지 말자.

▽선택과목=일본 꽃미남 영화배우 오다기리 죠의 팬이라면 25일까지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리는 '일본 인디필름페스티벌 Returns'를 눈여겨보자. 오다기리 죠의 출연작 3편을 포함해 12편의 일본 화제작들이 상영된다.

좀더 색다른 영화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동성애코드를 다양하게 녹여낸 퀴어 영화의 과거와 현재 걸작을 함께 소개하는 CQN의 '썸머컬렉션: 렛츠 퀴어'의 문을 두드려보자. '록키호러픽쳐쇼'와 '헤드윅' 같은 고전에서부터 중국영화 '영원한 여름'과 독일영화 '썸머스톰'과 같은 세계 최신작 그리고 '여고괴담2'부터 '천하장사 마돈나'에 이르는 한국 퀴어 영화 5편이 동시에 상영된다.

'대탈주', '샤레이드', '졸업' 등 추억의 대중영화 7편이 상영되는 '명화극장'과 1930년대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의 또 다른 전설, 막스 브라더스 형제의 코미디영화를 맛볼 수 있는 '천국의 웃음'과 같은 서울아트시네마의 기획코너는 중장년층과 청소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코스로 제 격이다.

CGV상암은 축제기간 내내 영화관람료를 5000원으로 낮추며 미로스페이스, 스폰지하우스, 필름포럼, 하이퍼텍나다, CGN은 다른 극장의 관람티켓을 가져오면 1000원 할인혜택을 준다. www.artpluscn.or.kr을 통해 상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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