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복희 “7살 때 자살할 뻔 했어요”

  • 입력 2007년 3월 15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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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7살 때 자살할 뻔 했어요.”

중견가수 윤복희(61)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연예인을 두고 “제가 그 친구를 알았으면 자살 안했을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윤복희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CBS 부활절 음악회 ‘윤항기, 윤복희의 여러분’ 기자회견에서 공연의 메시지에 대해 “냄새 안나는 (순수한) 사랑”이라면서 “최근 들어 연예계에서 젊은 여자분들이 자살을 했다. 그런 것 때문에라도 더 공연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에게 그런 도움을 원한다면 직접적으로 대화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살하시지 말라”고 강조했다.

교회 권사로 활동 중인 윤복희는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나이 어린 분들 많은 분들, 모든 걸 가진 분들도 제가 카운슬링을 많이 했는데 모두들 갈등을 많이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많은 가족들이 해체되고 나라 안에서도 분열이 잦은 상황에서 그러지 말아야 되겠다고 하는 것보다 충분히 이겨나갈 수 있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공연에서 보여주고 싶어요.”

▼윤항기-윤복희 남매의 상처와 사랑

윤복희는 6살 시절 부모님을 따라 미군부대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꼬마 때부터 대중의 시선을 즐기던 그는 세 살 터울인 오빠만큼은 ‘딴따라’가 되는 걸 원치 않았다. 어렸지만 너무 힘들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윤항기는 “그때 (부모님이) 저를 공연장에 절대 못 오게 하셨다. 하지만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 저도 무대에 서고 싶은데 서운함이 있었다. 그래서 집을 뛰쳐나가기도 했다”고 어린 시절의 상처를 꺼내놓았다.

음악을 하고 싶었던 욕구를 억눌러온 그는 1963년 신중현과 함께 한국 최초 록밴드인 키보이스를 결성했다. 이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면서 ‘별이 빛나는 밤에’, ‘장밋빛 스카프’, ‘해변으로 가요’ 등의 히트곡을 내놓았고 1979년에는 동생을 위해 ‘여러분’을 선물하기도 했다.

윤항기는 “‘여러분’을 지을 때 가정사에 대한 아픔이 많았다”며 “동생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기도할 때 쓴 노래였다”고 말했다.

그는 “복희는 동생이기 전에 제 인생에게 가장 귀한 삶의 목표를 제시해 준 사람”이라며 “복희가 없었으면 목사도 안됐고 윤항기라는 가수도 못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복희는 “같이 자라질 않아 항시 동생으로서 미안했고 오빠도 나름대로 미안해했다”며 “서로 일하는 쪽이 다르다보니 이러한 무대를 제안했다”고 했다.

교회와 뮤지컬에 푹 빠져있던 두 남매는 30년 전 소극장 공연 이후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선다.

피를 나눈 남매지만 떨어져 보낸 시간이 더 많은 윤항기와 윤복희는 이번 공연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 화합 등의 메시지를 비(非)기독교 관객까지 전할 계획이다. 4월 17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정기철 스포츠동아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임진환 스포츠동아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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