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12월 14일 03시 0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4일 개봉하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여성 관객이 공감할 코미디. 국내에서만 30만 부가 팔린 동명의 일본 만화에서 캐릭터와 기본 줄거리를 따왔고 데뷔작 ‘오! 브라더스’로 310만 관객을 동원했던 김용화 감독이 연출했다.
입만 벙긋거리는 가수의 콘서트 무대 뒤에서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얼굴 없는 가수’ 한나(김아중)는 저주받은 몸매에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가진 95kg의 ‘뚱녀’.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는 음반 프로듀서 상준(주진모)을 짝사랑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상준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 심하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사라진 한나, 전신 성형수술을 하고 늘씬한 미녀 제니로 거듭나 다시 나타나는데….
김아중의 변신 전후가 확실히 대비되는 데다 역동적인 대규모 콘서트 장면까지, 볼거리가 많다. 그러나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과장을 섞어) 현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나는 성형을 하러 가서 “하루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한다. 김아중은 특수 분장을 하고 거리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토할 것 같다’며 수군대는 것을 듣고 금방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단다.
제니가 예쁜 옷을 입고 의기양양하게 활보할 때, 그의 차에 받힌 택시운전사마저 제니의 미모에 넋을 잃을 때, 우습기도 하지만 씁쓸하다. 여대생들의 77%가 다이어트를 하고 방송에서의 성형 고백도 유행이 된 세상이 아닌가. ‘외모는 껍데기’라는 쉬운 교훈보다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결론은 ‘성형 미인의 승리’라며 비난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원톱 주연인 김아중은 많은 미녀 배우가 부담스럽다며 고사한 역을 맡아 한여름에 온몸에 라텍스와 압축 솜을 붙여 변신하는 열성을 보였다. 영화 속 상준의 대사처럼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가? 잘해야지”. 그런데 김아중, 정말 잘했다.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에 신이 내린 몸매와 웬만한 가수보다 나은 노래 실력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다 마지막 콘서트 장면에선 가슴 찡한 눈물 연기를 보여준다. 12세 이상.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김아중 주진모 주연 영화 ‘미녀는 괴로워’ 시사회
김아중-주진모 ‘미녀는 괴로워’ 제작발표현장
김아중 주진모 영화 ‘미녀는 괴로워’ 현장공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