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까지 국정홍보?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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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방영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이 브리핑하는 장면. 사진 제공 SBS
3일 방영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이 브리핑하는 장면. 사진 제공 SBS
인기 TV드라마에 고위공직자가 출연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방영돼 논란을 빚고 있다. 3일 방영된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밤 8시 50분)에 차관급인 이춘희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이 등장해 행정복합도시의 우수성을 직접 브리핑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이 청장은 약 20초간 “이 도시에 걸어서 5분 이내에 녹지에 도달할 수 있는 생활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국사동 원수산 등으로 이어지는 녹지축…금강과 미호천이 만나는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기자 출신 앵커인 남자주인공 구왕모(이태곤)가 행정복합도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 청장이 등장한 것이다.

이 드라마는 이 청장의 브리핑 장면 이후에도 공무원 역할을 맡은 탤런트의 대사를 통해 “녹지공원을 조성해 환경 친화적이며 아름다운 빌라형 등 새로운 주택단지를 고려 중이며 특수목적고, 자립형학교 등 선진형 교육 형태, 서울과 차별화된 교육형 도시를 구상 중이다”며 정책 홍보 내용을 전달했다.

이 드라마의 손문권 PD는 “정부가 협조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대본에 행정도시 건설청에서 주인공이 취재를 하는 장면으로 돼 있어 이를 생생하게 연출하기 위해 부처에 도움을 청해 브리핑 장면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드라마의 작가인 임성한(여) 씨의 남동생이 행정도시 건설청의 팀장(부이사관)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 팀장은 “(건설청) 홍보기획팀이 방송국에 행정도시 홍보자료를 먼저 보내 줬고 그것을 토대로 드라마 제작진이 작가와 상의해 그런 장면을 넣은 것이지 내가 방송국이나 누나에게 부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건설청의 김필중 홍보기획팀장은 “정책 홍보를 위해 그동안 토크 쇼, 드라마 제작팀에도 홍보 자료를 보내 왔다”고 설명했다.

일부 누리꾼은 “공직자가 드라마에 직접 출연해 극 전개와 상관없는 정부 정책을 설명하니 억지스러웠다”고 비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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