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우익 학살 집중 부각 논란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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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 수첩’이 14일 밤 방영한 보도연맹 관련 자료 화면. 6·25전쟁 때 군인들이 경남 마산 일대 보도연맹 관련자를 정렬시키고 있다. -MBC화면 촬영
MBC ‘PD 수첩’이 14일 밤 방영한 보도연맹 관련 자료 화면. 6·25전쟁 때 군인들이 경남 마산 일대 보도연맹 관련자를 정렬시키고 있다. -MBC화면 촬영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장인인 권오석 씨의 좌익 활동과 6·25전쟁 당시 좌우익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을 다룬 MBC ‘PD수첩-권오석 다큐와 과거사 규명’(14일 밤 11:05)이 “편파적이었다”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 직후부터 ‘PD수첩’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쪽에 치우친 방송’(황주연) ‘노 대통령 장인의 학살에 대한 물타기’(DANIEL BAEK)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쏟아졌다. 15일 오후 11시 현재 게시된 300여 건 중 80%인 240여 건이 방송의 편파성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백민아’는 “보도 내용만 보면 군경은 양민들을 90만 명이나 학살한 살인마이고 양민들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다가 무고하게 학살당했다고 착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여정화’는 “좌익 쪽의 피해자들을 보여줄 거면, 권 씨한테 죽은 사람들도 어떻게 죽었는지, 그 가족들의 고통도 다 보여줘야 되는 거 아닌가”하고 비판했다.


‘권오석 다큐’는 인터넷 매체인‘독립신문’이 권 씨가 6·25전쟁 당시 주도했던 학살사건 피해자 11명의 유족들을 인터뷰해 제작한 37분짜리 다큐멘터리. 14일 ‘PD수첩’은 그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서 권 씨가 50년 8월 경남 마산시 진전면 오서리 일대에서 우익인 치안대 소속 주민들을 학살하기 한 달 전 치안대가 보도연맹(좌익의 교화를 위해 1949년 만들어진 조직) 소속이었던 권 씨의 일가 등 주민들을 학살했다는 내용을 다뤘다.

이와 관련해 ‘PD수첩’은 6·25전쟁 당시 학살된 100만 명 중 10만 명은 좌익에, 90만 명은 우익에 의해 희생됐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인용했다. 제작진은 “좌우익 양민 학살사건의 피해 가족들이 화해하고 상처를 치유하려면 과거사의 전면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제작 취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독립신문’은 15일 1973년 대검찰청이 펴낸 ‘좌익사건실록’을 근거로 방송 중 보도연맹 쪽 피해자로 나와 “눈먼 사람(권 씨)이 무슨 군당 부위원장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 등의 증언을 했던 진전면 주민 허도녕 씨는 권 씨와 함께 좌익 활동을 했으며 현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의 아버지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송일준 책임프로듀서는 “허 씨가 권 씨와 좌익 활동을 함께했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허 씨가 허 장관의 아버지인 것은 알았지만 증언과 아무 관련이 없어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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