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비요~” 액션영화 DVD 신났다

  • 입력 2004년 6월 2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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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오룽의 전성기 시절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리샤오룽의 전성기 시절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액션영화, DVD로 다시 돌아오다. DVD로 다시 돌아온 옛 액션영화가 요즘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중으로 치솟아 펼치는 화려한 발차기, 눈 깜짝할 사이 적들을 베어버리는 칼솜씨, 몸을 굴리며 날렵하게 쌍권총을 쏴대는 액션영화들이 수십년 만에 DVD로 새롭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 DVD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웬만한 신작 DVD보다 잘 팔리고 있다. 심지어 최근 개봉한 영화도 그 옛날의 무술과 액션 장면을 앞 다퉈 패러디하고 있다. DVD 대중화를 이끌어 온 386세대가 그들이 젊은 시절 추종했던 액션스타 리샤오룽(李小龍)과 저우룬파(周潤發)를 복권시켜낸 것이다. 비현실적 액션 속에 살림살이에 대한 근심과 정치적 고민을 날려 버리던 그 시절이 부활한 걸까. 경제 불황이 극심한 요즘 액션DVD가 유난히 인기를 끌고 있으니 말이다. 비디오로 구해 보기 어려운 1960∼80년대의 액션 무협영화는 디지털로 복원된 선명한 화질과 음향으로 애틋한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액션영화가 DVD로 더 히트하는 것은 DVD에는 영화 외에도 희귀한 영상자료가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리샤오룽과 누아르의 부활=‘아비요∼’라는 괴음에 쌍절곤과 절권도라는 독창적 무술을 보여준 리샤오룽. 그는 싸움만 시작하면 웃통을 벗어 던지고 조각 같은 몸매를 과시했던 원조 ‘몸짱’이었다. 1973년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그의 30주기를 기리며 올해 발매된 ‘리샤오룽 DVD컬렉션’에는 그의 대표작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등 4편의 영화와 그의 일대기를 다룬 8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리샤오룽의 삶과 진실’이 수록됐다. 지난달 DVD로 선보인 ‘용쟁호투 특별판(SE)’도 영화와 함께 그의 생전 모습, 부인 린다 리와의 인터뷰, 촬영 현장을 담았다.

놀라운 소식은 죽은 리샤오룽을 되살려낸 영화가 2년 후 전 세계에 개봉될 예정이라는 것. 영화제작사 신씨네는 할리우드 특수효과팀과 손잡고 1억달러를 투자해 컴퓨터그래픽(CG)으로 사이버배우 ‘디지털 리샤오룽’을 창조해 리샤오룽이 국제범죄조직과 싸우는 영화 ‘드래곤 워리어’ 제작에 나섰다.

저우룬파, 장궈룽(張國榮) 주연의 ‘영웅본색’도 DVD 컬렉션으로 최근 발매됐다. 검은 선글라스와 롱코트, 사나이들의 진한 의리가 묻어나는 누아르 액션물은 베스트셀러로 곧바로 진입했다. DVD에는 영화에 나온 총기류와 전술 전략을 소개한 영상이 제공됐다. 60∼70년대 홍콩 무협영화의 산 역사인 쇼브러더스의 대표작 ‘방랑의 결투’ ‘단장의 검’ ‘유성호접검’ 등도 3월부터 매달 2, 3편씩 DVD로 복원되고 있다. 홍콩영화 마니아인 류승완, 오승욱 감독의 해설이 지원돼 재미를 더한다.

‘킬빌’의 우마 서먼.

▽액션영화 르네상스=유하 감독이 만든 학원액션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주연을 맡은 ‘몸짱’ 권상우가 리샤오룽의 쌍절곤 액션과 기합소리를 흉내내는 장면은 70년대 젊은 시절을 보냈던 30, 40대를 아련한 추억으로 이끈다. ‘말죽거리 잔혹사’ DVD에는 리샤오룽이 창시한 절권도와 관련해 그의 직계 제자인 태국 절권도 총교련 새미첸 관장의 해설, 국내 절권도 총교련 김종학 관장의 실제 무술시범 등을 담은 영상이 수록돼 이채롭다. 따지고 보면 올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보여준 장도리 결투장면도 옛 액션영화의 진수를 계승하고 있는 셈이다.

무협영화에 대한 경배는 할리우드의 악동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개봉된 2편에 맞춰 DVD로 나온 ‘킬 빌 Vol.1’에서 우마 서먼이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청엽정에서 펼치는 혈투는 흡사 ‘여자 리샤오룽’을 방불케 한다. DVD를 보면 타란티노 감독이 ‘사망유희’뿐 아니라 쇼브러더스 영화에 나오는 명장면을 패러디한 사실도 엿볼 수 있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 DVD에서도 사무라이 영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특유의 코믹하고 경쾌한 칼놀림을 만날 수 있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한 장면.

▽액션은 멈추지 않는다=액션영화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홍콩 무협영화의 거장인 위안허핑(袁和平)이 무술감독을 맡은 ‘매트릭스’ 3부작 DVD에서도 결국 할리우드에까지 불고 있는 아시아 액션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매트릭스’ DVD에는 위안허핑의 무술지도 아래 배우들이 연습하는 광경이 자세히 소개된다.

최근에는 도심 무협액션을 표방한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에 이어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 태국의 독특한 액션을 담아낸 ‘옹박-무에타이의 후예’가 잇달아 개봉되며 액션영화의 인기를 잇고 있다. 여기에 최배달의 생애를 다룬 양동근 주연의 ‘바람의 파이터’도 8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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