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2 '일요일은 101%' 잇단 비난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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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일요일은 101%’의 ‘꿈의 피라미드’ 코너에서 10명의 출연자들이 탈락자를 뽑는 공개 투표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 이혁재. 사진제공 KBS
KBS2 ‘일요일은 101%’의 ‘꿈의 피라미드’ 코너에서 10명의 출연자들이 탈락자를 뽑는 공개 투표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진행자 이혁재. 사진제공 KBS
32세 이하의 대졸 취업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KBS2 ‘일요일은 101%’(일 오후 6·20)의 한 코너 ‘꿈의 피라미드’가 지나친 서바이벌 경쟁을 유도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9일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예선에서 672명의 지원자 중 서류심사에서 572명이 탈락하고, 나머지 100명 중 90명이 면접에서 탈락해 10명만 남았다. 면접 심사는 KBS가 구성한 전문가 평가단과 LG전자 관계자들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 10명은 합숙을 하며 ‘쓰레기로 발명품 만들기’ ‘5개의 영단어로 이야기 꾸며내기’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한다. 출연자들은 성적에 따라 상·하위 그룹으로 나뉘고 전원이 참가하는 투표에서 하위 그룹 중 한 명을 탈락시킨다. 탈락자 선정 시 출연자들은 투표 대상과 이유를 공개한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기업체에서 수평평가와 다면평가의 비중을 높이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성모씨(26)가 “창의력과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16일 방송에서는 박모씨(25·여)가 “남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잘 어울리지 않는다”며 탈락시켰다. 이같이 매주 1, 2명이 탈락해 5, 6주 후 마지막으로 남는 한 명에게는 LG전자 입사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출연자들의 경쟁이 네거티브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치열한 경쟁과 탈락자 선정 방식이 비인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서로 잘못을 들춰 망신시키면서 자신감을 상실케 한다”(mutjinom23)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을 뽑게 하라”(marcie1999) 등이 그것.

LG전자도 이런 네거티브 경쟁이 기업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인사부 구정호 과장은 “서로 칭찬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제안했으나 오락 프로그램의 특성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책임프로듀서인 KBS 예능국 오강선 차장은 “한국인의 정서상 남의 단점을 말하는 것이 불편하게 받아들여지는 듯하다”며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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