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히스토리 채널, 정치와 주먹의 ‘부적절한 관계’ 조명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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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쿠데타 이후 군인들이 ‘동대문 사단’의 이정재 등 정치 깡패를 검거해 거리를 걷게 하고 있다. 사진제공 히스토리 채널

정치권과 주먹들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SBS 드라마 ‘야인시대’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케이블TV ‘히스토리 채널’이 13일 방송하는 다큐멘터리 ‘제1공화국과 정치주먹들’(밤 12시)은 이승만 정권하에서 정치권과 공생했던 주먹들을 사실적으로 재조명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당시 동대문파의 중간보스였던 ‘낙화유수’ 김태련, 혁명 재판소의 판사, 4.18 고대생 피습사건을 특종 보도한 동아일보 사진부 최경덕 기자, 연예계에서 활발히 활동을 했던 원로 코미디언 배삼룡씨가 증언에 나선다.

제1공화국 대통령 이승만과 부통령 이기붕은 야당을 방해하는 사건에 ‘법보다 가까운 주먹’을 동원했다. 52년 이승만의 재선을 도왔던 ‘부산 정치파동’, 54년 ‘사사오입개헌안 국회통과 사건’, 57년 ‘장충단 야당집회 방해사건’, 58년 ‘충정로 도끼사건’, 60년 ‘4.18 고대생 피습사건’이 대표적인 사건.

그 정치 주먹의 한 중심에는 이정재 임화수 유지광의 ‘동대문 사단’이 있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는 할 수 없는 야당의 집회를 방해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일을 해준 대신, 공권력의 비호를 받았다.

당시 이정재의 정치비서였던 이수학씨는 “이정재가 이기붕 이후에 대권을 꿈꾸었으며, 고향인 이천에서 여당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10년 가까이 공을 들였다”고 증언했다.그러나 이정재와 의형제관계였던 연예계의 황제 임화수는 5.16 쿠데타 이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당시 혁명재판소 판사 최문기씨는 “이정재와 임화수의 사형은 구실이 없었지만, 민심을 얻기 위해 미리 정해진 것이었다”고 말한다.이밖에 4.19혁명의 단초가 됐던 고대생 피습을 지휘했던 당시 ‘동대문사단’ 행동 대장이 사건의 배경을 이야기한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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