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느낌표' 균형감 도마 올라

  • 입력 2002년 5월 9일 17시 36분


‘하자하자!’는 ‘오냐오냐?’

학생들에게 아침밥 먹이기 캠페인을 통해 0교시 폐지를 이끌었던 MBC ‘!느낌표-신동엽의 하자하자’(토 밤 9·45)의 2탄 ‘얘들아, 헬멧쓰자’가 청소년의 일탈에 대해 균형적 시각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4월 27일 시작된 이 캠페인에서는 밤 늦은 시각 청소년 폭주족들의 집결지를 찾아다니며 학생들에게 헬멧을 나눠준다. 달릴 때 달리더라도 헬멧은 쓰고 달리라는 것.

TV하이라이트 / TV편성표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 코너가 엄연한 범법행위를 지나치게 관대하게 묵인해주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 네티즌은 “어차피 말릴 수 없다면 위험이라도 최소화하자는 의도에는 공감하지만 그러면 헬멧 쓰고 폭주하라는 뜻이냐”고 말했다. 또 한 시청자는 “그들의 생명이 걱정된다면 좀더 새로운 기획으로 폭주를 그만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청소년들의 문제를 확산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시청자 김정석씨(30)는 “사창가를 찾는 청소년들에게 성병 예방을 위해 콘돔을 나눠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무조건 나무랄 순 없지만 잘못을 따끔하게 깨우쳐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재의 성격상 불가피하게 연출되는 자극적 장면이 시청률에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코너는 매회마다 불법개조한 오토바이를 타고 요란한 경적과 현란한 불빛을 과시하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은 “기획의도는 높이 평가하지만 자극적 장면을 남발한다면 이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희 책임프로듀서는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동시에 그들에 대한 보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코너를 기획한 것이지 그들의 잘못을 묵과해줘야 한다는 의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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