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피자의 아침, 시청자 눈길 못끌고 막내려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00분


새로운 형식을 채택했던 MBC의 아침 종합프로그램 ‘피자의 아침’(오전6시30분∼오전9시)이 반년도 안돼 내부 논란 끝에 막을 내리게 됐다.

‘피자…’는 28일 방영을 끝으로 폐지되고 이후에는 오전 6시부터 7시50분까지 예전처럼 일반 뉴스프로를 방영한다.

올 5월 방영을 시작한 ‘피자…’는 ‘취재력과 기획력의 결합’을 목표로 기자와 PD가 함께 만드는 형식을 채택해 방송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국적불명의 조어’라는 비난을 받은 프로 제목 ‘피자’도 ‘피디(PD)’와 ‘기자’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

MBC는 ‘피자…’ 제작을 위해 보도국기자와 교양제작국 PD들을 뽑아 ‘시사정보국’까지 신설했다. 그러나 출근준비 등으로 바쁜 시간대에 짧고 간결한 뉴스 대신해 당시 권재홍앵커를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빼내고 보도국 기자와 교양제작국 PD로 구성 화제 연예정보 심층취재 등을 많이 다뤄 이 시간대 시청자층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주 ‘피자…’의 평균 시청률은 5%가 못됐다.

당초 ‘피자…’는 시청률이 낮은 아침뉴스를 살리기 위해 구성된 보도국 ‘뉴스개선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피자…’ 제작을 위해 기자 14명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뉴스프로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는 평이 보도국으로부터 나왔다.

급기야 기자들은 지난달 18일 “‘피자의 아침’을 폐지하고 시사정보국에 파견된 기자들을 보도국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 과정에서 PD들의 반발 성명, 시사정보국 ‘피자’들의 합동성명이 이어지는 등 내부 ‘갈등’ 양상으로 비화됐다. MBC는 결국 ‘피자…’를 폐지하고 시사정보국도 이달말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MBC가 ‘피자…’를 폐지키로 한 것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뉴스프로에 대한 위기의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메인뉴스인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11.4%, KBS1TV ‘9시뉴스’는 18.2%였다.

MBC는 30일 실시 예정인 가을 프로개편 때 오후 5시 뉴스를 10∼15분에서 20분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뉴스데스크의 ‘얼굴’인 앵커 교체도 검토 중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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