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성을 깨라" 시트콤 신설 바람

  • 입력 2000년 2월 6일 19시 49분


최근 방송가에 시트콤(시추에이션 코미디)전이 치열하다. 이 전쟁은 ‘순풍산부인과’(월∼금 밤9·15)와 ‘LA 아리랑’(일 오전9·50)으로 시트콤의 아성을 구축한 SBS에 KBS와 MBC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MBC는 14일부터 젊은층 상대의 ‘점프’를 폐지하는 대신 가족시트콤 ‘가문의 영광’(월∼금 오후7·05)을 방영하며, 또 같은 날부터 주간시트콤 ‘세 친구’(월 밤11·00)를 신설한다. ‘가문의 영광’은 신애라 변우민 박소현 등이 출연한다. ‘세 친구’는 헬스클럽 병원 의상실이 주무대로 출연진은 정웅인 박상면 윤다훈 이의정 최종원 등.

시트콤 열풍에 침묵해온 KBS는 2TV에서 1월말 주간시트콤 ‘반쪽이네’(토 밤8·50)를 신설한 데 이어 일일시트콤도 기획 중. 주 중 오후 7∼8시대가 약세인 KBS는 만회 전략으로 일일시트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어 현재 TV2국과 드라마국에서 내놓은 기획안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TV2국은 이휘재 남희석 유경석 등 인기 개그맨이 총출동하는 하숙집과 대학 배경의 시트콤을, 드라마국은 금강산 유람선을 배경으로 한 ‘러브보트’(가칭)를 각각 내놓고 있다.

SBS는 ‘순풍산부인과’ 등이 순항 중이나 정면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순풍산부인과’는 지난주 하이라이트를 방영하면서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KBS를 비롯해 각 방송사들이 이처럼 시트콤에 주력하는 이유는 시트콤은 세트가 거의 고정돼 제작비가 드라마의 70%에 불과한데다 안정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게다가 4월경 시행될 광고요금 연동제로 광고요금에 시청률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방송가에서는 시청률 확보 전략이 초미의 관심사다.

TV 3사 시트콤전은 ‘오박사네 사람들’ ‘오경장’ 등 여러 편의 시트콤으로 ‘히트 노하우’를 쌓은 SBS의 우세 속에 MBC가 승부를 다투고, KBS가 추격하는 양상을 띨 전망. 특히 시트콤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신 KBS가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도 관심거리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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