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우리가 정말…」 SBS「청춘의…」 채널싸움

  • 입력 1999년 2월 1일 19시 29분


“김수현이냐 노희경이냐, 가족끼리 신경전을 펼치다 결국 각자 다른 방에서 따로 TV를 봤어요.”

지난주 수요일 같은 시간대(밤9·55) 첫 방영된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와 SBS ‘청춘의 덫’. PC통신의 한 네티즌이 밝힌 채널 선택권 갈등이다.

그러나 초반 주도권을 쥔 것은 ‘우리…’. 첫회 26.5%로 ‘청춘의 덫’(16.8%)을 크게 앞선 뒤 2회에서는 29.1%로 그 격차를 11.2%포인트나 벌려놓았다.

‘우리…’의 선전은 기획과 사전제작의 승리라는 평가. 이 드라마는 지난해 12월초 촬영을 시작해 방영전 이미 8회분을 사전제작했다.

이에 비해 ‘청춘의 덫’은 김민종 이승연 카드를 준비하다 실패하는 ‘캐스팅의 덫’에 걸려 출발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드라마의 전개방식도 ‘종합선물세트’형인 ‘우리…’가 시청률 따내기에 유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귀공자풍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인’으로 변신한 배용준의 매력에 김혜수 박상민 등 이미지를 바꾼 출연진을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반면 70년대 작품을 리메이크한 ‘청춘의덫’은 스토리가 뻔해 식상함을 준다. 이미 첫회에서 아이가 있으면서도 영주(유호정)에게 접근하는 동우(이종원)의 야망이 집중적으로 노출돼 결말이 쉽게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작가 김수현의 감각적 대사가 역시 뛰어나다”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SBS측은 “‘김수현 드라마’가 궤도에 오르면 곧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갑식·이승헌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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