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흥업대표 한갑진씨 자전에세이 펴내

  • 입력 1998년 12월 13일 19시 06분


“이 못난놈아! 사나이가 한 번 칼을 뽑았으면 울타리에 매달린 썩은 호박이라도 자를 것이지, 그래가지고 무슨 일을 하겠다고….”

‘은마는 오지 않는다’등 2백80여편의 영화를 제작한 영화인 한갑진씨(74·한진흥업대표). 40여년의 영화인생동안 쪼들린 주머니 사정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를 다잡아 세웠던 것은 다름아닌 어머니의 호통이었다.

그가 최근 어머니의 사랑과 지난 날의 시련을 되돌아보는 자전 에세이 ‘우리 어머니처럼 살면 무엇이 두려우랴’(동아일보사 간)를 펴냈다.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신문기자 영화제작자로 세번이나 직업을 바꿨지만 그가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영화제작. 57년 영화 배급부터 시작해 한국영화제작자협회장 세계영화제작자연맹 이사 등을 역임했다.

“70년대에는 아시아에서 한국영화를 알아줬어요. 그게 자동차 수출하려고 한국영화 부흥을 포기하고 미국영화 직배의 길을 터준 것때문에 시들게 된거죠.”

최근 스크린 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축소를 둘러싼 논란을 보는 한씨의 시각도 “문화가 경제의 희생양이 되어선 안된다”는 것.

배우협회는 그를 위해 16일 오후6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출판기념회를 마련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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