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이번엔 「나의 앨범해설」시비…찬반 엇갈려

  • 입력 1998년 7월 17일 20시 48분


2년반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 서태지가 E메일을 통해 ‘말많은’ 자신의 솔로 앨범에 대한 해설을 보내와 또한번 화제를 낳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며 모든 연락을 끊고 있는 그는 최근 음반제작사인 삼성뮤직 앞으로 보낸 E메일에서 “정확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 전곡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타이틀곡 ‘테이크 투’는 일부 권력층 혹은 힘있는 자들의 비인간적 심리를 꼬집은 것”이라며 “낙태문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혼재된 가운데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는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테이크 원’은 인류 탄생의 가설중 하나인 외계유입설을 소재로 삼았으며 ‘테이크 포’는 평소 자살에 대한 생각과 진정한 행복을 테마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앨범은 일부 가사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유로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을 비롯해 판매량을 둘러싼 시비, 완성도에 대한 엇갈린 평가등으로 가요계와 PC통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방송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송심의에서는 같은 앨범을 놓고 MBC와 SBS가 방송적격 판정을 내린 반면 KBS는 타이틀곡 ‘테이크 투’에 대해 ‘방송부적합’으로 판정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KBS측은 “‘테이크 투’의 가사중 ‘머저리같은 니가’ ‘깡통같은 짜식들’ ‘더럽게 좀 굴지마’ 등 가사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부적격 사유를 밝혔다.

앨범 판매량과 완성도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뮤직은 예약 판매와 함께 도소매상의 물량 확보경쟁으로 1백만장이 시중에 풀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구입한 실제 판매량은 50만장을 넘었을 정도”라고 반박했다.

또 “새로울 것도 없고 신곡은 커녕 성의없는 소품”이라는 비판과 “역시 서태지답다. 얼터너티브록으로 무장한 새 앨범의 독창성이 뛰어나다”는 찬사가 맞서는 등 완성도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서태지와 음반제작사가 가사도 없는 짤막한 앨범을 낸 뒤 서면인터뷰 곡해설 등으로 신비감을 조장,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펴는게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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