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합니다』(SBS 라디오 「792 뉴스 대행진」)
『한나라당이 어떻게 재집권하겠다고 나서는지 걱정됩니다』(불교방송 「시사매거진」)
이쯤되면 방송인지 사사로운 대화인지 구분이 안간다. 라디오의 선거방송심의 위반사례가 이처럼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조용중)는 11월21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19건의 징계를 내렸다. 이 가운데 라디오가 절반을 훨씬 넘는 13건이다. 공중파TV의 경우 시민 단체나 후보끼리 감시가 엄중해 제재를 받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라디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일 하루만해도 극동방송의 「라디오 예배」에 대한 사과명령과 의견진술통보 2건 등 5건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의견 진술은 연출자의 진술을 들을 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라디오 예배」는 수원중앙 침례교회의 예배를 중계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가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무려 4분이나 방송했다.
S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김동길입니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인용보도하는 과정에서 오차한계 등을 밝히지 않아 경고. KBS 2 라디오의 「저녁종합뉴스」는 대선후보 동정중 이회창 김대중 후보만 보도하고 이인제 후보는 다루지 않은 것을 지적받았다.
CBS의 「라디오 시사자키―오늘과 내일」은 「시민발언대」코너에서 『이제 탈을 바꿔 진짜 표를 달라고 하고 있어요』는 등 특정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여과없이 방송했다.
조용중 위원장은 라디오에 대한 징계가 많은 것에 대해 『TV보다 주의가 소홀한 탓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출연자들의 주관적 발언이 잦은 게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 TV는 MBN이 모두 네번 경고를 받았으며 공중파 TV는 SBS 「8시 뉴스」와 KBS 「9시 뉴스」가 각각 한번씩 주의를 받았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