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부활」,5집 「불의 발견」서 재부활 『꿈』

  • 입력 1997년 8월 1일 07시 50분


록그룹 「부활」은 12년간 산전수전을 무릅쓰고 자존심을 고집해왔다. 몇차례의 멤버교체, 특히 그룹의 얼굴인 보컬의 교체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기도 했다. 지금까지 발표한 4장의 음반 판매도 큰 굴곡을 보였다. 「부활」은 이달 중순 선보일 5집 「불의 발견」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머리곡 「Lonely Night」는 예전과 1백80도 다르다. 그늘지고 어두웠던 사운드가 밝고 경쾌하게 바뀌었다. 리더 김태원(32)의 말. 『새로 영입한 보컬 박완규가 이번 변화의 요체입니다. 그의 음색이 「부활」의 변화를 주도했어요』 박완규(24)는 메탈 그룹에서 활약하다가 이번에 합류했다. 풍부한 중음과 굵고 곧게 터지는 고음을 가진 그는 「부활」의 「재부활」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머리곡 「Lonely…」는 또 댄스를 연상할 정도로 발빠른 리듬을 지니고 있다. 이는 새로 드럼 연주를 맡은 정동철 덕분. 정동철(25) 역시 언더그라운드 밴드 출신으로 음반 참여는 처음이다. 5집의 주제는 불의 발견으로 시작된 문명이 인간에게 준 득실의 대차대조표다. 발라드 「작은 너에게」 「21C 불경기」 「마술사」 「믿음」 「회상」 「불의 발견 Ⅰ,Ⅱ,Ⅲ」 등이 문명의 득실을 곰곰 따져보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21C 불경기」는 사회 초년생의 시각에서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반기를 부추기고 있고 각각 다른 부제를 지닌 「불의 발견 Ⅰ,Ⅱ,Ⅲ」은 불로 인한 번영과 타락을 짚은 뒤 평화와 자유에 대한 갈망을 노래했다. 「부활」이 녹음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쏟은 시간은 7백여 시간. 이는 음반 4장을 녹음할 만한 시간이고 비용도 5천여만원이 들었다. 그만큼 정성을 들였다는 것이다. 베이스주자 정준교는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고 말했다. 「부활」은 공교롭게도 홀수 음반이 히트하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데뷔음반과 3집이 그랬다. 그래도 성공에는 그다지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 『10만장만 나가면 음악을 계속할 수 있어요. 그런 것보다 작업 때마다 멤버들이 공유하는 음악적 광기야말로 가장 귀중한 발견 아닐까요』 〈허 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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