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못밝힌「몸체」 드라마가 고발…KBS「욕망의 바다」

  • 입력 1997년 3월 5일 08시 02분


[김갑식기자] 「한보게이트」를 비롯한 정 재계의 사건들은 TV 드라마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한보」 파문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5일부터 방영되는 KBS 2TV의 기업드라마 「욕망의 바다」(수목 밤9.50)가 정 재계의 속사정을 과감하게 그릴 것을 선언, 화제를 예고하고 있다. 52부작으로 방영될 이 드라마의 주요 장면들을 미리 들여다보자. 초반부의 하이라이트는 재계 서열 50위안에 들어가는 제일그룹의 주주총회. 7년전 형이 죽자 「대권」을 인수한 정회장이 젊은 조카 경호의 반란으로 밀려난다. 젊은 시절 「칠공자」로 불렸던 경호가 사채시장의 큰손이었던 어머니의 도움으로 마침내 경영권을 장악하는 과정이 박진감있게 그려진다. 중반 이후에는 젊은 총수 경호의 야망이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그는 10대 후반부터 요정을 출입한 경험을 살려 권력자들의 발길이 잦은 요정의 유마담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다. 또 제일그룹을 20대그룹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정가의 실력자들과 은밀한 「거래」를 시작한다. 작가 정하연씨는 『「욕망의 바다」는 멜로물의 성격도 있지만 주인공 경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업의 성장사이자 재벌의 가족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70년대부터 항간에 「설(說)」로 오르내리던 재벌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드라마에 용해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의 의중대로 젊은 총수의 비리와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간의 다툼 등은 J,H,L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드라마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몇몇 기업으로부터 문의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연출자 엄기백PD는 『특정 기업이나 인물이 아니라 6,7개 기업의 부분적 모습을 모델로 삼았다』며 『「저 대목은 우리 이야기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호를 둘러싼 여인들의 이야기도 드라마의 긴장감을 높인다. 기업드라마의 굵은 줄거리에 로열패밀리의 퍼스트레이디를 꿈꾸는 은주와 사채시장의 큰손이었던 경호의 어머니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MBC 「애인」에서 능청맞은 유부남 운오로 등장했던 탤런트 유동근이 경호역을 맡았고 「장녹수」 이후 1년만에 복귀하는 박지영이 은주역에 캐스팅됐다. 김인태와 강부자가 경호와 암투를 벌이는 작은 아버지와 어머니 조여사로 출연한다. 이밖에 김자옥 김진아 김형자 임호 등이 등장한다. 작가 정씨는 『드라마상에서 성역을 남기고 싶지 않다』면서 『후반부에 한보사태에 등장하는 권력의 실세들을 드라마의 인물로 등장시킬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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