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집에 화염병이…” AI CEO 향한 살해협박 등 7배 폭증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7월 16일 16시 15분


경영진·데이터센터 겨냥 위협 급증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불안 확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산업을 둘러싼 사회적 반발이 커지면서 올트먼 자택 화염병 투척 미수 사건과 AI 기업 임원 대상 살해 협박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산업을 둘러싼 사회적 반발이 커지면서 올트먼 자택 화염병 투척 미수 사건과 AI 기업 임원 대상 살해 협박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이 현실의 폭력으로 번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I 기업 경영진과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온라인 위협 건수는 올해 2월 말부터 5월 사이 7배 증가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자택을 겨냥한 화염병 투척 미수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앤스로픽 본사에는 임원을 살해하겠다고 주장하는 남성이 침입하는 등 실리콘밸리 AI 기업들을 향한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지난 4월 발생한 샘 올트먼 자택 화염병 투척 미수 사건이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남성은 올트먼의 집에 화염병을 던지려 한 혐의로 체포돼 살인미수 및 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AI 기업 CEO와 투자자들을 살해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건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이후 올트먼은 남편과 아기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다음번에는 누군가가 우리 집에 화염병을 던지는 일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같은 달 앤스로픽 본사에서도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한 남성이 직원 뒤를 따라 출입문을 통과한 뒤 로비에 들어와 특정 임원을 언급하며 “그가 살해당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AI 업계에서는 경영진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최근 수개월 동안 오픈AI와 앤스로픽 직원들을 겨냥한 여러 건의 위협 신고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을 둘러싼 사회적 반감이 온라인을 넘어 현실 세계의 위협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 “AI 말고 실제 사람 상담원과 연결해 달라”…또 다른 분노 이유

AI 기업을 향한 반감은 일자리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환불을 요구하던 한 미국 남성이 앤스로픽에 보낸 메시지에서 “실제 사람과 연락할 방법이 없다”며 권총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가겠다고 협박해 경찰에 신고됐다. 그는 “실제 상담원을 연결해주지 않고 환불도 해주지 않으면 권총을 들고 찾아가 이야기하겠다”고 적었다.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정작 고객 응대 과정에서는 인간과의 접점을 줄이고 있다는 불만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AI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단순한 기술 공포를 넘어 일상 속 불편과 소외감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AI 기반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코기(Corgi)는 사무실 앞을 지나던 시민들이 “AI가 집세를 올리고 물을 빼앗아 갔다”며 욕설을 하거나 항의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결국 셔틀버스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별도 보안 인력을 고용했다.

● “일자리 사라진다고 하면 사람들은 쇠스랑을 든다”

AI를 둘러싼 갈등은 생계 문제와 맞물리며 더욱 격화하고 있다.

미국 보안업체 라이프래프트(Liferaft)의 조너선 그래프 CEO는 WSJ 인터뷰에서 “짧은 기간에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내부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AI 기술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노동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컴퍼스가 개최한 AI·노동 콘퍼런스에서 알렉스 카프 팰런티어 CEO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면 결국 사람들은 쇠스랑을 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AI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으로 기술 경쟁이 아닌 사회적 반발을 꼽으며 “나라가 통째로 무너진다면 우리 중 누구도 돈을 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최근 메타와 핀터레스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도입과 조직 효율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확대하면서 노동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AI 도입 과정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핀터레스트 디자이너였던 보니 케이트 울프는 구조조정 이후 사내 메신저에 “AI에 의해 대체되는 사람들을 잊지 말라. 저항하라(RESIST)”는 글을 남겼다.

그는 WSJ 인터뷰에서 “AI로 벌 수 있는 돈이 너무 크기 때문에 경영진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는 것조차 당연한 희생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창고에 불을 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다시 농노로 만들 수는 없다”며 “지금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왕이 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그런 왕들이 오래 버틴 적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 경호원 늘리고 로고 숨기고…달라진 AI 기업들

AI 기업들은 경영진 보호를 위해 보안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 공시 분석업체 에퀼라(Equilar)에 따르면 경영진 경호 비용을 공시한 S&P500 기술기업 비율은 2021년 26.8%에서 2025년 38.1%로 증가했다.

AI 열풍의 수혜 기업인 팰런티어의 경영진 보호 비용은 1년 만에 150% 증가해 약 300만 달러에 달했다. 오라클은 래리 엘리슨 회장의 자택 보안 등을 위해 약 560만 달러를 지출했다. 세일즈포스 역시 관련 비용을 약 400만 달러 수준으로 늘렸다.

실리콘밸리 보안업계에서는 과거와 달리 테크 기업들이 무장 경호원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새겨진 의류 착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기업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표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앤스로픽은 현재 24시간 보안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잠재적 위협 인물을 별도로 추적·관리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 “AI가 득보다 실”…커지는 대중 불안

대중의 우려 역시 수치로 확인된다.

퀸니피악대가 올해 3월 미국 성인 약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AI가 이익보다 해악을 더 많이 가져온다”고 답했다. AI를 우려하는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AI 기업들은 여전히 더 강력한 모델 개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일자리 감소와 교육 환경 변화, 에너지 사용 증가 등을 둘러싼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 시기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며 저항했다면, 오늘날에는 AI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들이 반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발생한 잇단 위협 사건은 AI를 둘러싼 불안과 분노가 온라인 논쟁을 넘어 현실 세계의 위협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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