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시스템협회 출범… “16개사, 단가 회복-경쟁력 확보”

  • 동아일보

교통안전시스템협회

교통안전시스템협회 창립총회 회의 사진. 교통안전시스템협회 제공
교통안전시스템협회 창립총회 회의 사진. 교통안전시스템협회 제공
전국 도로에 설치된 무인단속카메라는 수만 대에 이른다. 과속과 신호 위반을 적발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이 시스템은 도로 위 안전망으로서 하루도 멈추지 않고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인프라를 실제로 구축하고 운영·유지보수하는 민간 업계는 최근 수년간 단가 인하와 제도 변화 속에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인공지능(AI)·자율주행·스마트시티 전환으로 교통안전 인프라의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관련 산업을 떠받쳐온 중소기업들이 처음으로 공식 협회를 결성하고 제도 개선에 나섰다.

침묵하던 업계, 공식 창구를 열다

‘교통안전시스템협회’는 지난해 9월 동종 업계 15개 기업이 뜻을 모아 설립됐으며 현재는 1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이강본 ㈜토페스 대표가 초대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업계는 공기업이 담당해야 할 공공 안전 인프라 유지 업무를 민간 중소기업이 사실상 떠맡고 있음에도 그에 맞는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별 기업이 각각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업계가 처음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감정적 대응이 아닌 데이터와 산업구조 분석을 근거로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공동 의제는 함께, 시장 경쟁은 공정하게’라는 원칙 아래 정기 회의와 공동 의견 수렴을 통해 공식 입장을 정리하고 정부와 공공기관에 정책 제안과 건의문을 제출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협회가 풀어야 할 두 가지 과제

교통안전시스템협회가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일방적으로 인하된 단가의 회복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4년 속도 단속 단가는 27.4%, 신호 단속 단가는 약 40% 인하됐으며 전체적으로 약 35% 수준의 단가 인하가 이뤄졌다. 문제는 단가 인하 과정에서 과업 기준이 함께 변경됐다는 점이다. 서류상으로는 일부 점검 업무가 축소된 것으로 반영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장비 관리와 점검 업무를 업체들이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특히 2021∼2022년 무인교통감시장치 설치가 크게 늘어나면서 현재 관리 대상 장비 수는 증가했지만 장비 단가는 인하됐고 이에 따른 예산 편성 역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은 고도화되고 유지관리 책임 범위는 확대됐지만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유지보수 관리 비용의 합리적인 배분 구조 마련이다. 현재 무인단속 시스템의 현장 점검, 장애 대응, 장비 관리 등 유지보수 업무의 상당 부분을 민간 업체들이 수행하고 있지만 2025년 기준 유지보수 현장 관리 비용 배분은 공단 52%, 업체 48%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협회는 실제 업무 비중에 비해 비용 배분 구조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관련 기관과 제도 개선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제도 개선을 넘어 산업의 미래를 향해

협회는 당장의 현안을 넘어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주목하고 있다. AI 기반 영상 분석, 자율주행 인프라 연계, 스마트시티 통합 관제 등 기술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존 단속 카메라 기술을 기반으로 재난 안전 대응 시스템 등 새로운 분야로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 공동 참가와 기술 표준 모델 정립, 정부 ODA 사업 연계 등을 통한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30년 이상 축적된 운영 데이터와 현장 경험이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과 책임감은 교통산업 시작과 끝”
이강본 교통안전시스템협회 회장 인터뷰
이강본 교통안전시스템협회 회장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내용은 단호했다. 속도 단속이든 신호 단속이든 단가가 내려간 시기와 인하 폭까지 머릿속에 정확히 들어 있었다. 30년 가까이 이 업계를 지켜본 사람의 감각이었다.

이 회장은 “장비는 점점 정밀해지고 유지관리 책임 범위는 넓어지는데 그에 맞는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고도화된 만큼 더 많은 기술과 인력이 필요한데 현실은 반대로 갔다”고 지적했다. 협회를 통해 요구하는 것도 단순한 단가 인상이 아니다. 과업 기준 변경과 실제 현장 업무 간의 괴리를 데이터로 정리해 공식 문제로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객관적 근거를 갖고 공식 절차를 밟는 것, 그것이 협회가 존재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 산업에 새로 뛰어드는 이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기술력과 책임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춰야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이 회장이 말하는 백년대계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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