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법 족쇄 벗은 조현준…‘전력기기 황금기’ 글로벌 보폭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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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조현준 회장 집유 확정…7년 9개월 만 사법 리스크 해소
‘슈퍼사이클’ 문턱 앞 한숨 돌린 효성…‘독립 2년’ 경영 보폭 확대

조현준 효성 회장. 뉴스1
조현준 효성 회장. 뉴스1
조현준 효성(004800) 회장이 16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8년 만에 마지막 ‘사법 족쇄’를 벗었다. 인공지능(AI) 대호조에 힘입어 전력기기 사업이 황금기에 진입한 시점에, 독립 경영 2년 차에 접어든 조 회장은 글로벌 경영 보폭을 한층 넓힐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15분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 회장에게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에 적용됐던 배임 혐의는 전부 무죄가 확정됐다. 허위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는 유죄가 인정됐지만, 집행유예 확정으로 실형 위기는 면했다.

조 회장은 7년 9개월간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게 됐다. 특히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발맞춰 주력인 전력기기 사업에 박차를 가하던 효성그룹은 졸였던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전력기기 산업은 AI 급성장에 따른 인프라 구축 수요와 북미·유럽 노후 송전망 교체 주기가 맞물리면서 전례 없는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상태다.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GIS) 분야에서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지난해 720억 달러(약 105조 원)에서 2033년 1230억 달러(약 180조 원)로 커질 전망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등 전력수요 증가로 도심 변전소가 늘면서 GIS 수요도 급증, 오는 2033년 시장 규모가 10조 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 북미 시장에서 단일 계약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GIS 수주(2641억 원)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킬로볼트(㎸)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수주 곳간을 두둑이 채운 상태다.

또 지난 6월 창원 공장의 생산능력(CAPA)을 40% 증설 완료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4900만 달러를 투입해 미국 멤피스 공장도 CAPA를 40% 확대하기로 하는 등 투자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GIS와 특초고압 변압기(765㎸) 투자 확대도 검토 중이다.

총 11조 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수주전도 그룹 차원에서 공들이는 현안이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최초로 독자기술 기반 200MW(메가와트)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개발에 성공한 선도 기업으로 사업 수주에 고삐를 죄고 있다.

재계는 조현준 회장이 비로소 ‘온전한 경영’에 복귀한 만큼, 글로벌 경영 보폭을 확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1일부로 HS효성과 계열 분리해 독립 경영 2년 차를 맞이한 만큼, 조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이다.

조 회장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참석해 현지 고객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 등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효성그룹 측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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