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농협, 年 대출 목표 초과… 연말 ‘보릿고개’ 우려

  • 동아일보

새마을금고도 목표치 이미 넘고
하나 95%-국민銀 85%까지 채워
부동산 불장 조짐에 추가 규제 예고
“수요 몰리는 연말 대출 어려워질듯”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불장’ 재현 조짐이 보이자 금융당국이 추가 대출 규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이미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와 함께 금융권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지난해처럼 올 연말에도 ‘대출 보릿고개’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신한-농협은 초과… 하나-국민도 턱밑까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 제외)를 이미 초과한 상태다.

농협은행은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로 2조1200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해 말보다 2조3202억 원(목표 대비 108.9%) 늘어났다. 8월 말(3조8246억 원)에는 목표 대비 180.4%까지 불었고, 이후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해 대출 총량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지난달 말 기준 1조9668억 원으로 목표치(1조6375억 원)의 120.1%에 달한다.

다른 은행들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8651억 원, KB국민은행은 1조7111억 원으로 각각 목표 대비 각각 95.0%, 85.3% 수준까지 올라왔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581억 원으로 목표 대비 32.8%였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 역시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입주자 잔금 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까지 내려오다 보니 목표치를 넘어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추가 규제 예고… 연말 ‘대출 보릿고개’ 우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허용 한도를 낮추는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출 총량을 맞춰야 하는 시중은행과 2금융권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은행권은 비대면 창구를 닫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려 가계대출 총량을 조절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에 주담대 등 자금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지난해 연말처럼 올해도 대출 절벽이 재현될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총량 관리 과정에서 일부 혼란이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일부 은행이 신규 대출 물량을 제한해도 모든 은행이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출 절벽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자체 관리 방안에 돌입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도 대출 여력이 많지 않아 연말이 될수록 신규 대출을 내주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불장 재현 조짐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대출 규제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대출 문턱을 더 높이는 규제 등 모든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민주당이 1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의한 대로 이번 주 내 추가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연말 대출 절벽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대출 보릿고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실수요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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