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해선 경쟁자와도 협력”
수소 생태계 조성-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개발에 박차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경쟁사들과 거침없는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발(發) 관세 파고를 넘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행보는 일명 ‘프레너미(frenemy)’ 전략으로 불린다.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경쟁적인 우호 관계를 뜻한다. 평소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지만 기업 생존을 위해서는 함께 손을 잡기도 하는 오월동주(吳越同舟·적대적인 세력이 서로 협력함)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 판매 1위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와의 협력이다. 두 회사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 부문에서는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수소에너지 생태계 조성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선 힘을 합치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2024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을 직접 찾아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그룹 회장을 만났다. 당시 정 회장은 “수소를 이야기해서 같이 좀 잘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도 한층 견고해지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과 GM은 지난해 9월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등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 회장과 메리 배라 GM 회장은 올해 9월에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포럼의 기조연설자로 함께 참여한다. 두 회사의 수장이 이번 만남에서 한층 고도화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의 기술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9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하기로 했다. 또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차의 이런 행보는 그룹의 미래 전략 등 기업 생존과 직결된 분야에서는 경쟁자와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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