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동부지법 경매법정. 이날 경매에 부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우성 1·2·3차 아파트 전용면적 131m² 개찰 결과가 공개되자 법정 곳곳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감정가(25억4000만 원)보다 6억3640만 원 높은 낙찰가에 헛웃음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낙찰가는 이 단지 전용면적 131m²에서 나온 역대 최고가였다. 올해 1월 거래된 기존 최고가(28억7500만 원)보다 3억 원 넘게 비쌌다. 이 매물에는 27명이 응찰했다. 낙찰자는 젊은 남성이었다. 이 남성과 동행한 경매 컨설턴트는 “낙찰가가 실거래가보다 비싸지만, 최근 호가가 35억 원 수준이라 31억 원대로 가격을 써냈다”며 웃었다.
● ‘토허제 무풍지대’ 경매 열기 고조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경매시장에서 4개 구의 아파트 매물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허가구역에선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금지되고 자금 출처도 소명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경매로 낙찰받은 경우 허가구역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동부지법 경매법정은 100개가 넘는 좌석이 꽉 들어찼다. 좌석 뒤편과 통로까지 인파가 가득 찼다. 상당수가 우성 1·2·3차 아파트 경매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었다. 당초 이날 잠실동 ‘대장주’로 꼽히는 리센츠 전용면적 99m² 경매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채권자가 경매를 취하해 열리지 않았다.
직장인 김모 씨(51)는 “경매로 사면 허가구역 규제도 받지 않고 무엇보다 실거주 의무가 사라져 매수자에겐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유모 씨(52)는 “지난달 허가구역이 풀린 뒤 잠실동 집값이 너무 올랐다”며 “허가구역을 확대 지정한 뒤 잠실동 매물이 줄어 경매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 허가구역 아파트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서울중앙지법에선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경매가 열린다. 한 차례 유찰된 매물인데 최저 매각가는 40억8000만 원으로, 최근 실거래가보다 약 14억 원 낮다. 3일에는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 매물 경매도 예정돼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경매는 감정가를 기준으로 가격이 측정돼 대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을 수 있다”며 “자금 출처 소명을 하지 않아도 돼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는 지역의 경매 물건은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경매처럼 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는 보류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일부 가구를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보류지 총 29채에 대한 매각이 이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 토허제 해제로 서울 거래량 반짝 급증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보다 4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을 앞두고 이사철 수요가 몰리고 금리가 내리는 가운데 ‘잠삼대청’(잠실, 삼성, 대치, 청담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리면서 해제 지역 위주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743건으로 전월(3233건)보다 46.7% 늘었다. 반면 지방 부동산 침체는 악화되고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3722채로 전월(2만2872채)보다 3.7% 증가했다. 이는 2013년 10월(2만3306채)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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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2025-04-01 08:46:40
지방에 좋은 아파트 많습니다. 어서 오세요
2025-04-01 09:05:03
일자리와 청년이 없는 지방은 미분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