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목표시점 따라 투자 조정
TDF ETF, 쉽게 사고팔수 있어
수수료 낮은 것도 투자자에 매력
TDF ‘장기투자’ 장점 희석될수도
목표한 은퇴 시점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경쟁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TDF ETF를 출시하며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라인업이 모두 갖춰졌다.
2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5일 ‘TIGER TDF2045’ ETF를 25일 상장한다고 밝혔다. 2045년 은퇴를 목표로 하는 이 ETF는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주식과 국내 단기채로 구성돼 있다. 상장 직후 주식 79%, 채권 21%의 비중으로 출발해 2040년까지는 매년 1%포인트씩, 2041∼2045년에는 매년 5%포인트씩 주식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린다. 이에 앞선 이달 11일 한투운용은 TDF 2종을 상장시켰다.
TDF는 이처럼 목표 시점을 정해놓고 그에 따라 주식, 채권 등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정해나가는 펀드다. 펀드나 ETF 뒤에 붙은 숫자를 ‘빈티지’라고 하는데 은퇴 목표 시점이다. 빈티지에 맞춰 초기에는 성장주나 고수익 채권 등 변동성이 큰 대신 수익률이 높은 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다가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배당주나 국채 비중을 높이는 방식의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에 따라 운용된다. 2023년 7월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뒤 TDF로 유입되는 자금이 대폭 증가했다.
국내 첫 TDF ETF는 2022년 6월 출시됐다. 삼성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3, 4종의 TDF ETF를 출시했고 같은 해 9월 KB자산운용도 3종을 출시했다. 이달 들어 미래에셋운용과 한투운용이 참전하며 주요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TDF ETF를 보유하게 됐다. 한투운용은 환율에 노출된 해외주식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금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고, 미래에셋운용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라는 점을 이용해 총보수를 낮게 가져가는 등 차별화 포인트를 갖췄다.
TDF ETF는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안전자산 30%’ 투자 대상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을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선택지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총보수가 낮다는 점도 비용에 예민한 투자자들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기존 공모 TDF의 평균 총보수는 0.93%인 데 비해 TDF ETF들은 이보다 낮은 0.75% 수준이다. 이달 출시된 한투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TDF ETF는 이보다 낮은 0.3%대와 0.19%로 설정됐다.
다만 ETF로 출시된 것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은 장점이지만,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로 출시돼 장기투자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TDF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 비중이 높은 TDF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투자 시 위험 부담은 낮아지고 수익률은 높아진다”며 “자신의 은퇴계획과 총보수 등을 고려해 잘 따져보고 투자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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