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성능 3배 강화한 ‘라이다’ 개발… LG전자와 함께 미래車 분야 존재감↑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4월 7일 22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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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고성능 라이다’ 개발 발표
문혁수 대표 “광학 1등 DNA→車 센싱 1등으로 이어갈 것”
악천후 탐지거리 기존 제품 대비 3배↑
자율주행 고도화로 라이다 수요 확대 추세
단거리부터 중거리·회전형까지 제품 다변화
올해 하반기 국내·북미에 단거리·중거리 라이다 공급

LG이노텍이 개발한 자동차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핵심부품 ‘고성능 라이다(LiDAR)’. 기존 라이다 기술적 한계를 개선해 악천후 상황에도 탐지거리를 3배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자동차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핵심부품 ‘고성능 라이다(LiDAR)’. 기존 라이다 기술적 한계를 개선해 악천후 상황에도 탐지거리를 3배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이 성능을 대폭 강화한 고성능 라이다(LiDAR)를 앞세워 자동차 첨단운전지원시스템(ADAS) 센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치)사업을 강화하는 LG전자와 함께 LG그룹 미래자동차 사업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LG이노텍은 기상 악화 시 탐지거리를 기존 대비 3배가량 늘린 ‘고성능 라이다’ 제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라이다는 적외선 광선을 물체에 쏜 후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대상의 입체감을 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센싱 부품이다. 사물의 3차원 입체 정보는 물론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차 한 대당 필요한 라이다 개수도 4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LG이노텍은 파악하고 있다. 라이다가 ADAS 핵심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라이다는 카메라와 레이더(RADAR) 등 다른 센싱 부품이 감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어 차량용 센싱 부품 중 가장 고도화된 장치로 평가받는다.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 감지가 쉽지 않고 레이더는 라이다보다 해상도가 낮아 정확한 장애물 형태와 종류 식별이 어렵다. 이에 비해 라이다는 터널 진입과 진출 등 빛의 양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나 가로등이 없는 야간 도로주행 상황에서도 멀리 있는 작은 물체까지 높은 해상도로 사물을 감지할 수 있다. 다만 눈과 안개 등 기상 악화 시에는 빛의 산란으로 인해 탐지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라이다의 단점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자동차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핵심부품 ‘고성능 라이다(LiDAR)’. 기존 라이다 기술적 한계를 개선해 악천후 상황에도 탐지거리를 3배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자동차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핵심부품 ‘고성능 라이다(LiDAR)’. 기존 라이다 기술적 한계를 개선해 악천후 상황에도 탐지거리를 3배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이러한 라이다의 기술적 한계를 독자 기술로 해결한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LG이노텍에 따르면 해당 고성능 라이다 제품은 최대 250m 떨어진 물체까지 감지가 가능하다. 여기에 기상 악화 시 탐지 성능이 기존 제품 대비 3배 개선됐다고 한다. 업계 최고 수준 성능으로 볼 수 있다. LG이노텍은 일반적으로 라이다에 사용하던 근적외선 대신 단파장 적외선을 적용해 기존 라이다 제품의 단점을 해소하고 사물 인식 성능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단파장 적외선은 근적외선 대비 파장이 길어 빛의 산란에 따란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전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기존 라이다 제품은 가시거리가 2m인 극심한 안개 상황에서 전방 15m 거리 움직임만 감지하지만 이번에 LG이노텍이 개발한 고성능 라이다는 동일한 상황에서 45m 거리에 있는 사람의 움직임까지 정확히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기상 악화 상황에서 라이다 성능을 3배가량 향상시켰다고 밝힌 근거로 볼 수 있다.

전방 사물 감지거리가 늘면 제동거리를 그만큼 더 확보할 수 있어 악천후 상황에도 빠른 주행이 용이하다. 가시거리 2m인 안개 상황에서 기존 라이다를 탑재한 자율주행차는 시속 50km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LG이노텍 고성능 라이다를 탑재하면 속도를 시속 90km까지 높여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또한 해당 고성능 라이다는 검은 옷을 입은 보행자나 타이어 등 반사율이 낮은 장애물도 선명하게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특정 각도가 아닌 모든 시야각에서 균일하게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고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가 기존 대비 최대 10배가량 많기 때문이라고 LG이노텍 측은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5년부터 라이다사업을 위한 핵심역량을 지속 확보해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특히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고객사에 따른 맞춤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애물이 많은 복잡한 시내 주행에 최적화해 최대 10~20m까지 고해상도 탐지가 가능한 ‘단거리 고정형 라이다’와 일반적인 도로 주행용으로 최대 50~80m까지 감지할 수 있는 ‘중거리 고정형 라이다’, 장거리와 중거리를 동시에 탐지해 높은 안전성을 요구하는 자율주행 4~5단계용 360도 ‘고성능 회전형 라이다’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다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라이다 특화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아르고 AI(Argo AI)’로부터 라이다 관련 미국 특허 77건을 인수했다. LG이노텍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라이다 관련 특허는 300여 건에 달한다. 라이다뿐 아니라 기판과 광학, 기구 등 주요 사업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CEO. 문혁수 대표는 글로벌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시장 1위 DNA를 차량용 센싱 분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차량용 센싱 시장 1위를 목표로 설정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CEO. 문혁수 대표는 글로벌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시장 1위 DNA를 차량용 센싱 분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차량용 센싱 시장 1위를 목표로 설정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시장 1위 기업이다. 그동안 축적해온 광학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역량, 높은 수율의 정밀 조립 기술, 풍부한 양산 경험, 기존 전장부품과 시너지 등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LG이노텍은 자율주행 관련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에 주력하고 있다.

제품 양산도 순항 중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와 북미지역 고객사에 단거리·중거리 고정형 라이다를 공급할 계획이다. 고성능 회전형 라이다는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와 논의 중이라고 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분야에서 축적한 1등 DNA를 ‘자동차 센싱 솔루션’으로 확대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며 “카메라모듈과 라이다, 레이더를 앞세운 ADAS용 센싱 솔루션 사업 분야도 글로벌 1위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Yole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 세계 자율주행용 라이다 시장 규모는 내년 21억 달러(약 2조8413억 원)에서 2030년에는 112억 달러(약 15조1536억 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라이다 수요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돼 2032년 175억 달러(약 23조6775억 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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