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국내로 수입되는 배터리 규모도 늘어 올해 배터리(이차전지) 부문 무역수지가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21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리튬이온축전지’로 분류되는 배터리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25억200만 달러, 29억7800만 달러로 4억76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 분야에서 적자가 난 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배터리 무역수지는 2019년 34억2900만 달러 흑자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다가 올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배터리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을 앞지른 데 따른 결과다. 1∼4월 전년 대비 배터리 수입 증가율은 104.8%로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 19.4%보다 훨씬 컸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국제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국내로 보내면 무역수지 계정상 ‘수입’으로 잡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수입되는 배터리 완제품 중 절반 이상은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로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터리 무역수지는 적자지만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수출이 늘어나는 등 국내 배터리 산업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양극재 수출은 4월 13억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5.3% 급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극재 수출이 완제품인 배터리보다 금액 규모도 크고 성장성도 높다”며 “완제품에서 일시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전체 산업 성장세는 여전히 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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