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가능 하림지주-다우데이타, ‘SG 사태’ 폭락 적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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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대비 절반-3분의 1 수준 하락
‘금지’된 대성홀딩스는 6분의 1로
전문가 “공매도, 버블방지 재조명”
“활용땐 불공정 해결해야” 지적도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의 긍정적인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등 주가조작 세력이 장기간 주가를 띄우다가 지난달 24일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 중에서 주가조작 기간에 공매도가 가능했던 것은 하림지주와 다우데이타 두 종목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하고 미래의 가격에 주식을 되사서 갚는 매매 기법으로 향후 주가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 금지를 해제했다. 이번 8개 종목 중 선광은 하한가 사태 직전인 지난달 19일부터 코스닥150에 포함되면서 공매도가 가능해졌다.

이런 가운데 8개 종목의 최고가와 현재가(19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공매도가 불가능했던 종목의 주가 하락폭이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공매도가 불가능했던 대성홀딩스는 3월 29일 종가가 13만8000원까지 치솟았지만 19일 2만2100원으로 6분의 1토막 난 상황이다. 선광도 지난달 21일 16만7700원의 종가를 기록했지만 19일 2만8950원까지 떨어졌다. 서울도시가스와 삼천리, 세방 등도 최고가가 현재가에 비해 각각 5.5배, 4.0배, 3.3배에 이른다.

반면, 공매도가 가능했던 하림지주와 다우데이타는 최고가가 1만8100원(4월 7일)과 5만3200원(2월 7일)이었는데 19일 종가는 9070원과 1만6370원으로 최고가가 현재가의 2.0배와 3.2배 수준에 불과했다.

이런 주가 흐름을 놓고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의 긍정적인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주식 시장에서 과도한 주가 상승이 일어날 때 시장 원리로 버블을 막을 수 있는 핵심적인 장치라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직접적인 연관성은 수사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공매도가 막혀 있으면 작전세력이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릴 때 가장 큰 부담 요소가 없는 셈”이라며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가격이 급등하는 테마주 중에서도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의 비중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공매도 금지가 이번 시세조종에 악용된 것 아닌지를 분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공매도 전면 재개를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개인과 기관 간의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고 공매도로 과도하게 가격을 끌어내리는 행위를 감시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어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나 여건이 진정되면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공매도 전면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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