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에코프로, 대기업 됐다… 포스코는 재계 5위로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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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전기차 활황 덕 ‘씽씽’
CU운영 BGF도 대기업 첫 지정
쿠팡 김범석 총수지정 3년째 불발

2차전지 소재 생산기업 에코프로가 전기자동차 활황에 힘입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2010년 이후 재계 순위 5위를 지켜온 롯데는 13년 만에 포스코에 밀려 6위로 내려갔다. 쿠팡은 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됐지만, 김범석 이사회 의장의 외국인 동일인 지정은 3년째 불발됐다.

● 2차전지 등 신산업 기업 두각, 롯데는 6위로
공정위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정위는 매년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기업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며, 이들 기업의 주식 소유 현황과 내부거래 현황 등을 분석해 추후 공개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개 늘어난 82개 기업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올해는 2차전지를 생산하는 에코프로가 처음으로 대기업에 지정되는 등 신산업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에코프로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DN은 1년 만에 자산을 2조 원 이상 불려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CU 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도 대기업에 처음 지정됐다. 2021년 5월 LG와 계열 분리해 독립경영에 나선 LX는 공시대상 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올해 처음 지정됐다.

상위 10개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포스코와 롯데의 순위가 뒤바뀌면서 포스코가 5위로 올라섰다. 롯데가 재계 5위를 내준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다만 공정위는 “포스코는 지난해 3월 물적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가치 약 30조 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자산이 크게 늘었다기보다 명목상 자산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공개 매수해 지분 30% 이상 최다 출자자가 되면서 SM엔터테인먼트도 상호출자제한 규제를 받게 됐다. 하이브는 사업 규모를 급격히 늘렸지만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포기로 자산총액이 5조 원에 못 미쳐 대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 쿠팡 총수 지정 3년째 논란
코로나19 국면에서 급성장한 쿠팡은 2021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지 2년 만에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됐다. 쿠팡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1조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조4740억 원 늘었다.

하지만 올해도 미국 국적인 김범석 쿠팡 의장의 기업 총수(동일인) 지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제도적 미비로 외국인 동일인 지정에 관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별도 기준 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쿠팡이)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외국인 총수 지정 근거를 마련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를 제기하면서 무산됐다. 반면 이우현 OCI 부회장은 미국 국적인데도 2018년부터 OCI의 동일인으로 지정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내년부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이 현행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으로 변경된다. 공정위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에코프로#전기차 활황#2차전지#쿠팡 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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