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노조 파업때 직장점거 금지 필요”… ‘노란봉투법’ 맞서 ‘노사관계 개선안’ 건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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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차질-수출지연 등 피해 심각
대체근로 금지 법규정도 삭제해야”
한국노총은 “파업권 무력해져” 반발

경제계가 노조원들의 직장 점거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정치권에서 노조의 쟁의행위로 인해 기업이 피해를 입어도 노조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못하게 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맞불을 놓은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 고용노동부에 ‘균형적 노사관계 확립을 위한 개선방안’을 건의했다. 여기에는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허용과 노조의 직장점거 금지 등 7가지 제안이 담겼다.

전경련은 우선 노조법에서 규정한 ‘폭력행위 등의 금지’ 대상에 ‘사업장 내 시설 점거’를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노조법은 직장점거 금지 시설을 ‘생산 기타 주요 업무와 관련된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로 한정하고 있다. 다른 시설에 대해서는 점거를 허용해 실질적으로 사업장 내 쟁의행위도 열어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전경련 측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근로자 단결권과 사용자 재산권이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 아래 직장 점거를 위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위반 시 미국과 영국에서는 해고까지 가능하고 독일은 이유 불문 직장 점거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쟁의행위 시 회사의 대체근로를 금지한 법 규정을 삭제하고 파견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파업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울 목적으로 도급이나 파견 등의 대체근로자를 구할 수 없다. 전경련 측은 “이로 인해 기업들은 생산 차질과 판매량 감소, 수출 지연은 물론이고 협력업체 폐업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 밖에 △노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 신설 △비종사 근로자 사업장 출입 시 규칙 준수 의무 부과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지정 △쟁의행위 투표절차 개선 △위법 단체협약에 대한 시정 명령 거부 시 처벌 강화 등을 제시했다.

한국노총 측은 “(전경련의) 이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파업권이 무력해지고 노동자에게 가혹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성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전경련#노조 파업#노란봉투법#노사관계#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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