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인상 기조 이어갈 것” 첫 6연속 인상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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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고금리 기조 유지]
현재 2.5%… 연내 3%대 가능성
李 “美 금리 올리면 원화 평가절하… 한은 통화정책, 연준서 독립 못해”
환율-물가 상승등 부작용 심화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2.08.25.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2.08.25. 사진공동취재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향후 강력한 긴축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행진에도 속도가 붙을 공산이 커졌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자본 유출로 환율과 물가가 오르는 등 경제 전반에 부작용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연준을 따라 긴축을 이어간다면 현재 2.5%인 한국의 기준 금리도 올 연말 이후 3%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는 2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원화의 평가절하로 이어진다”며 “한은의 통화정책이 한국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미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긴축 행보가 이어지는 한 한국도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상당 기간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또 “물가상승률이 4∼5%대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한국의 상황이 미국이나 유럽과 같지는 않지만 모두 인플레이션을 계속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방침에 한은에도 비상이 걸린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원화가치를 더욱 낮추면서 치솟는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3%나 올랐다. 정부는 9∼10월을 물가 정점으로 보고 있지만 연준의 강력한 긴축으로 금융시장이 계속 흔들린다면 물가가 꺾이기보다 고물가 상황이 이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 총재는 25일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에서 연말까지 2.75∼3.0% 정도의 기준금리가 “합리적”이라며 연내 한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연준의 고강도 긴축 의사가 더 명확해짐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은이 남은 두 차례의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4차례에 더해 사상 첫 6번 연속 기준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는 것이다.

한은 금통위원을 지낸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이 미국의 금리 정책과 완전히 따로 갈 수는 없다”며 “미 연준이 예상보다 강한 금리 인상 신호를 냈으니 한국도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이창용#금리인상#연준#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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