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법인세 종부세 다 내린다… 연봉 7800만원 소득세 54만원 ↓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2022년 세제 개편안 개인]
정부 ‘2022 세제 개편안’ 확정… 세수 4년간 13조1000억 줄어
野 “대기업-부자 감세 반대”… 법개정안 국회통과 진통 예고

내년부터 연봉 7800만 원을 받는 근로자의 소득세가 평균 54만 원 줄어든다. 과세표준 5억 원인 기업의 법인세 부담은 현재보다 3000만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부터 다주택자에게 적용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은 4년 만에 폐지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세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그간 세제가 과도하게 규제 목적의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조세 원칙이 훼손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게 됐다”며 “국민 세 부담 수준을 적정화하고 성장과 세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첫 세제 개편의 핵심은 ‘대규모 감세’다. 소득세는 2008년 이후 15년 만에 과표 구간이 바뀐다. 8개 과표 구간은 그대로 두면서 하위 2개 구간을 각각 200만 원, 400만 원씩 올렸다. 최저인 6% 세율이 적용되는 구간이 ‘1400만 원 이하’로, 두 번째로 낮은 세율인 15% 구간은 ‘5000만 원 이하’로 조정된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근로자가 더 늘어나는 것이다. 비과세로 빼주는 식대가 한 달에 20만 원으로 올라가는 부분까지 합치면 총급여 7800만 원인 근로자의 소득세 부담은 최대 83만 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5년 만에 다시 22%로 낮추고 현재 4단계인 과표 구간은 2, 3개로 줄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한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세율이 없어지면서 보유 주택 수에 상관없이 가액에 따라 세금을 매긴다. 0.6∼3.0%인 기본세율도 최소 0.5%에서 최대 2.7%로 낮아지고, 기본 공제금액은 9억 원으로 올라간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서민, 중산층과 중소·중견 기업의 세 부담은 각각 2조2000억 원, 2조4000억 원 줄어든다. 대기업의 세 부담은 4조1000억 원, 고소득층은 1조2000억 원 감소한다. 4년 동안 세수가 총 13조1000억 원 줄어드는 것이다.

다만 국회 문턱을 넘어 현실화되기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169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의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세제 개편안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벌과 대기업,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봉 1억2000만원 넘으면 감세혜택 줄어… 소득세 24만원 감소
식대 비과세 10만원→20만원 확대
20년근무 퇴직금 5000만원 ‘세금 0’… 대중교통 요금 소득공제 40%→80%
복권 당첨금 200만원까지 비과세… 제주 면세점 술 2병까지 구매 가능


정부는 21일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 서민,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들을 여럿 담았다. 특히 소득세 과세표준(급여에서 각종 공제액을 뺀 금액) 구간 조정만으로 전체 근로자가 내야 하는 세금은 1조6000억 원 줄어든다. 실생활과 밀접한 변화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연봉이 7800만 원이면 소득세는 얼마나 줄어드나.

A. 내년부터 평균 54만 원 덜 낸다. 7800만 원을 받은 근로자들의 평균 과표가 5000만 원이기 때문이다. 현재 과표 5000만 원이면 세 번째 과표 구간으로 세율 24%가 적용되는데, 앞으로는 두 번째 과표 구간 기준이 5000만 원으로 높아져 세율이 15%로 낮아진다. 다만 소득세는 개인마다 인적 공제 등을 얼마나 받는지에 따라 과표와 세액이 달라진다. 급여에서 비과세로 빼주는 식대도 한 달에 20만 원으로 올라간다. 현재는 한 달에 10만 원이다.

Q. 연봉이 1억2000만 원이 넘는다. 똑같이 소득세가 줄어드나.


A. 감소 폭이 작다. 달라진 소득세 과표 구간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들이 내는 세금도 54만 원 줄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고소득자의 감세 혜택을 줄이기 위해 총급여 1억2000만 원이 넘는 근로자에 대해선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5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축소한다. 덜 내게 되는 세금이 24만 원으로 묶이는 것이다.

Q. 몇 년을 근속해야 퇴직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나.

A. 퇴직금에 따라 다르다. 다만 퇴직금이 5000만 원이라고 하면 20년을 근속하면 0원이 된다. 현재는 59만 원을 내야 한다. 10년 근무를 한 경우에는 146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세금이 66만 원 줄어든다. 근속연수에 따라 적용되는 공제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Q.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더 받기 위해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A. 올해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쓴 대중교통 요금에 대한 공제율이 80%로 늘어난다. 현재는 절반인 40%다. 만약 대중교통 요금으로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에 각각 80만 원을 썼다면 소득공제액이 64만 원에서 96만 원으로 32만 원 늘어난다. 내년 7월부터 지출한 영화관람료는 30%를 소득에서 공제해 준다. 다만 총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만 적용된다.

Q.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 사용 금액 소득공제도 달라진다는데….


A. 급여에 따라 3단계로 나눠져 있던 기본 공제한도가 2단계로 줄어든다. 총급여가 7000만 원 이하라면 300만 원, 7000만 원을 넘으면 250만 원이다. 전통시장 이용액, 대중교통 요금, 도서·공연비 등 각각 100만 원 한도로 추가 공제해 주던 것은 하나로 합쳤다. 예컨대 전통시장 이용액이 130만 원, 대중교통 요금과 도서·공연비가 각각 50만 원, 120만 원이라고 하자. 현재는 250만 원만 공제되지만 내년부턴 다 합쳐 300만 원까지 전부 공제받을 수 있다. 7000만 원 초과 근로자는 도서·공연비는 제외돼 200만 원까지 추가 공제된다.

Q.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데….

A. 내년부터 전세금, 자동차 등 재산이 합쳐서 2억4000만 원 미만이면 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다. 현재는 2억 원 미만까지만 신청 가능하다. 이에 따라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각각 약 60만 가구, 6만4000가구 늘어난다. 치솟은 물가를 감안해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최대 330만 원, 자녀장려금은 자녀 한 명당 80만 원으로 인상한다.

Q. 로또 복권 3등 당첨금까지 세금을 안 내나.



A. 내년부터 복권 당첨금이 2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세금이 붙지 않는다. 현재 세금을 내지 않는 기준이 ‘건별 5만 원 이하’에서 ‘건별 200만 원 이하’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200만 원까지 세금을 떼지 않는 경마 등 다른 사행 산업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로또 당첨금 1∼943회를 분석한 결과 3등 평균 당첨금은 150만 원이었다.

Q. 출입국 시 면세로 술을 2병까지 구매할 수 있나.

A. 그렇다. 다만 금액은 400달러 이하여야 한다.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도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높인다. 내년 4월 1일부턴 제주도 지정면세점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면세한도가 600달러에서 800달러, 술 2병으로 늘어난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세제 개편안#소득세#소득공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