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한은, 역대 최초 ‘빅스텝’ 밟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4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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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 15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라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한은의 남은 금융통화위원회는 7, 8, 10, 11월 등 총 4번이다. 시장에선 한은이 우선 7, 8월 금통위에서 연달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여태껏 한번도 한 적 없는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5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였다. 미국(8.6%)에 비해 낮지만 한은의 장기 물가 목표치인 2%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일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되면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도 우려된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0.75∼1.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포인트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끌어올렸지만 미국이 6, 7월 연달아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금리가 역전된다.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면 1900조 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의 부담이 커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18조4000억 원 늘어난다.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남은 4번의 금통위 중 3번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빅스텝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을 피할 수 없어 물가 상승 억제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고 경기 둔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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