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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한전 “3분기 전기료 인상해야”… 정부는 高물가 부담에 고심

입력 2022-06-08 03:00업데이트 2022-06-0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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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 여부 20일 결정
한국전력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가 3분기(7∼9월)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한다. 최근 급등한 연료비가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못해 한전이 올해 20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민 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물가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7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이달 16일까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인상안을 산업부와 기획재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가 급등했지만 요금에 적절히 반영되지 못해 적자가 심해진 만큼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생겼으니 원칙적으로 (요금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기재부와 협의해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이달 20일 요금 인상 여부를 한전에 통보할 계획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기준 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말 올해 기준 연료비를 4월과 10월 등 두 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2원 올렸다. 이와 별개로 연료비 조정단가는 한전과 정부가 분기마다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가격에 연동해 조정한다. 정부는 급격한 요금 인상을 방지하기 위해 인상 폭을 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올해는 1, 2분기 연료비가 급등해 정부가 요금을 인상해야 했지만 고물가 우려로 두 차례 모두 동결했다. 연료비는 오르는데 전기요금은 유지되다 보니 한전이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가 됐다. 1분기(1∼3월) 한전 적자는 7조7869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한전의 올해 연간 적자를 23조1397억 원으로 추산한다. 공기업 적자가 불어나면 재정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적자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물가 관리 부처인 기재부는 최근 5%를 넘어선 물가 상승률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냉방 수요가 높은 여름철 전기요금을 추가 인상하면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3원 올리면 4인 가족 평균 전기 사용량으로 계산할 때 전기요금은 월간 약 1050원 오른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산업부와 전기요금 협의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간 전기요금 인상에 난색을 표했던 기재부 내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것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억눌러봤자 물가 억제에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는 올해 5, 7, 10월 도시가스 요금 정산단가를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한 상태다.

전기요금을 연료비 가격에 연동해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3분기에는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여름철 세계적인 폭염이 예상되고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LNG 공급을 끊을 수 있어 연료비는 더 치솟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연료비 인상분을 가격에 적절히 반영해야 소비자에게도 전기를 아껴 써야 한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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