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영끌했지만 자가보유율은 떨어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9일 12시 04분


코멘트
사진 뉴스1
사진 뉴스1
2030 청년세대가 ‘영끌’ ‘패닉바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청년층 비율은 갈수록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피스텔 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살고 있는 청년가구의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등 주거의 질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주거불안 문제는 심리적 고통과 불편함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청년세대가 결혼이나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미래 경제성장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청년 주거정책의 현황과 개선과제’를 내놨다.

● 영끌 했지만 자가보유율 갈수록 하락


사진 뉴스1
사진 뉴스1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은 2017년 19.2%에서 지난해 16.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자가보유율도 21.1에서 17.3%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가구의 자가점유율(57.7→57.9%)과 자가보유율(61.1%→60.6%)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자가점유율은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서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이고, 자가보유율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12.5%)과 자가보유율(13.8%)이 비수도권 지역 청년가구의 자가점유율(20.2%) 및 자가보율(21.3%)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는 최근 치솟은 주택가격에 수도권 지역 청년세대가 상대적으로 내 집 마련에 더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비주택 거주 비율 높아지는 등 주거 질은 악화


청년세대의 주거의 질은 여전히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고시원 등 비 주택에 살고 있는 청년가구의 비율은 2017년 13.2%에서 지난해 13.4%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2018년 12.8%로 소폭 하락했다가 2019년 13.3%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일반가구(4.8%)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특히 수도권 지역 청년가구의 경우 이 기간 14.6%에서 17.4%로 크게 늘어 눈길을 끈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 청년가구는 11.6%에서 8.8%로 감소했다.

주택에 살고 있는 청년가구 중에서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자의 비율은 지난해 2.0%로 2017년(3.1%)에 비해 개선됐지만 일반가구(1.6%)에 비해선 여전히 높았다. 또 지역별로 수도권 지역 청년가구의 지하·반지하·옥탑방 거주비율이 3.7%로 비수도권 지역(0.1%)에 비해 현저하게 높았다.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청년가구 비율도 지난해 7.5%로 2017년(10.5%)에 비해 좋아졌지만 일반가구(4.6%)와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또 수도권 지역 청년가구의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은 10.4%로 비수도권(4.1%)을 크게 웃돌았다.



● 청년세대 맞춤형 주택정책 마련 필요




입법조사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부터 분양제도, 주거환경 개선작업 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선 청년층을 단순히 연령으로 정의해 임대주택 공급계획을 세우기보다는 1인가구나 신혼부부 등 가구 형태에 따라 세분화하고, 각 가구 형태별 주거수요에 맞는 적정 주거면적의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또 1인 가구가 62%를 차지하는 청년가구의 특성을 고려해 분양제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분양주택 일반 공급의 핵심적인 제도인 청약가점제에서 부양가족수 항목의 점수(최대 32점)가 가점제 배점 중 가장 큰 비중(38%)를 차지해 1인 청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청년 주거지원 제도에서 지원자격으로 소득기준을 두고 있는 점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청년 주거문제가 저소득 가구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초년생으로서 아직 자산을 형성하지 못한 대부분의 청년이 부담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청년의 경우 일반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취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워 부모의 지원이나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는다. 이런 청년들의 생애주기적 특성을 반영해 저소득 청년에 국한하지 말고 청년 주거지원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의 주거실태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와 함께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최초로 독립 주거를 형성하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주택 임대차 관련 정보 제공 및 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