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차이나·연준’ 악재에 가상화폐 대폭락…‘김프’는 치솟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0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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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가상화폐 시장이 연이은 악재에 고꾸라지고 있다. 한 달 전 8000만 원을 넘어섰던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5000만 원 근처에서 널뛰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변덕스러운 발언과 중국 당국의 초강력 규제 등이 맞물린 결과다.

20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은 5130만 원대에 거래됐다.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8035만 원)와 비교하면 36% 이상 폭락했다. 전날엔 4200만 원대까지 급락해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이더리움과 도지코인도 각각 342만 원대, 470원에 거래돼 이달 초 고점에 비해 각각 33%, 43% 급락했다.

가상화폐 가격 폭락은 머스크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고 중국 당국이 결정타를 때렸다. 2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한 머스크는 3개월 만인 이달 12일 이를 철회했다. 이어 중국 금융당국은 18일 은행업협회, 인터넷금융협회, 지불청산협회 등의 공동 발표를 통해 가상화폐 사용 불허 방침을 내렸다. 금융사들이 거래, 수탁, 상품 발행 등의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이번 폭락장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다. 가격 급락에 놀란 투자자들의 ‘패닉 셀’과 저가 매수 등이 겹치면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대금은 20일 오전 10시 현재 약 46조 원으로 전날(22조 원)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날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가 해외보다 21% 이상 비싸게 거래되며 ‘김치 프리미엄’이 심해졌다.

가상화폐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가상화폐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한 달 전부터 비트코인 대신 금에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비트코인의 시장점유율(전체 가상화폐에서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초 70%에서 최근 40% 안팎까지 떨어진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해석된다. 2018년 비트코인 점유율이 33%대로 추락한 뒤 본격적인 폭락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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