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기업의 사회적 역할 다시 쓰겠다”

김현수 기자 입력 2020-10-31 03:00수정 2020-10-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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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시야가 너무 좁았다… SK 아닌 한 기업인으로서 반성”
최회장이 직접 강연 원고 작성
재계 “상의 회장 수락 염두 둔듯”
“기업의 시야가 너무 좁았던 점 솔직히 반성합니다.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SK (회장이) 아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새로 쓰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제7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 개막식 초청 강연 자리에서였다.

최 회장은 여러 차례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 왔지만 이번에는 특히 ‘SK를 넘어 기업인으로서 생각하는 기업의 역할론’을 설파해 주목을 받았다. 재계에선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유력 후보인 최 회장이 수락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최 회장은 이날 나무가 베어진 숲 사진을 청중에게 보여준 후 “벌목사업만 두고 보면, 예전엔 나무를 최대한 많이 베어서 값 비싸게 파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숲의 환경, 정부의 규제, 근로자 보호와 같은 문제에 대해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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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기 좋은 것만 하는 것은 다른 가치를 무시하는 일이다. 그러면 사회가 기업을 벌하든지 기업이 사회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며 “기업은 ‘돈을 버는 것’이란 목적이 너무 강해서 공감 능력이 없었다”며 사회와 공감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기업의 미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비자, 임직원, 정부, 시민단체 등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반영하는 경영을 말한다. 최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도 “기업 평가는 매출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으로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창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저 역시 기업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강연은 최 회장이 직접 원고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 회장이 받은 초고는 SK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활동 중심으로 돼 있어, ‘SK 자랑이 아닌 청중이 공감할 내용이어야 한다’며 그간 기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담았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수락으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최 회장은 이를 두고 여러 달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 회장이 쉬운 자리가 아니다. 그룹 경영 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과제가 만만치 않다”며 “그럼에도 ‘재계의 구심점으로 4대 그룹이 나서야 한다’는 추대 움직임도 있어 고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차기 대한상의 회장은 내년 2월 열리는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부회장단 23명 중 1명을 합의 추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최태원 회장#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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