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세계 최고 성능 연료전지 국산화 박차… 고품질 국산 SOFC 수출 전진기지 역할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10월 20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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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드밴스드·블룸에너지와 실증 프로젝트 진행
국내 연료전지 생태계 조성 추진… 부품업체와 동반 성장
美 에퀴닉스로부터 6.4MW급 SOFC 건설공사 수주
친환경 분산발전사업으로 미국 진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전경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전경
SK건설이 연료전지 국산화에 박차를 가한다. 세계 최고 수준 친환경 연료전지 국내 생산을 개했다.

SK건설은 20일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준공 기념 개관식을 개최했다. 공장은 경북 구미에 조성됐다. 블룸SK퓨얼셀은 SK건설과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 미국 블룸에너지(Bloom Energy)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 국산화를 위해 지난 1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는 51%다.

SK건설은 글로벌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설정하고 SOFC 국산화를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8년 블룸에너지와 SOFC 국내 독점 공급권 계약을 체결해 연료전지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블룸에너지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해왔다. 두 업체는 지난해 9월 SOFC 국산화에 뜻을 모으고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 올해 7월 구미 제조공장에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SOFC 시범 생산에 돌입했다.

해당 공장 생산 규노는 연산 50MW(메가와트)로 시작해 오는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400MW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1월 착공하는 연료전지 발전소부터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SOFC 국내 생산은 세계 최고 사양 연료전지의 국산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SK건설 측은 강조했다.

SOFC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효율의 신재생 분산발전설비다. 발전 효율이 기존 연료전지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SK건설 측은 설명했다. 백연과 미세먼지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설치 면적이 작고 안전하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도심 내 월마트와 홈디포 등 마트와 뉴욕 모건스탠리 사옥, 일본 소프트뱅크 사옥 등 다양한 부지에서 설치·운영되고 있다.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개관식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개관식
앞서 SK건설은 단기간에 개발이 불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 연료전지 기술을 블룸에너지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국산화에 착수했다. 특히 생산 시작과 함께 130여개 국내 부품 제조사와 협업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 기술이 탑재된 국산 연료전지를 수출하는 아시아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동시에 국내 중소업체들의 해외 수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SK건설에 따르면 연료전지 국내 생산이 본격화되면 시장 생태계 조성과 국내 부품 제조사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SK그룹의 국내외 사업기회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제조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연료전지 전문 부품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고 관련 중소업체들도 낙수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순차적 인력 증원을 통해 향후 약 400명 규모 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SOFC 국산화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 마련된 개관식에는 안재현 SK건설 사장을 비롯해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구자근 국회의원, 장세용 구미시장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케이알 스리다르 블룸에너지 사장과 랜디 아후자 블룸SK퓨얼셀 사장은 온라인 화상 시스템을 이용해 행사에 참여했다.

SK건설은 개관식에서 SOFC 사업 추진 관련 두 가지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먼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인 에퀴닉스(Equinix)가 발주한 SOFC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지역에 위치한 에퀴닉스 소유 데이터센터에 6.4MW 규모 SOFC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내년 4월 착공해 8개월 간 공사를 마친 후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블룸SK퓨얼셀 홍보관
블룸SK퓨얼셀 홍보관
특히 SK건설은 이번 프로젝트에 자체 개발한 SOFC 복층 설계 기술 ‘파워 타워(Power Tower)’를 적용한다. 이 기술은 SOFC를 복층으로 쌓아 올려 설치하는 방식이다. 협소한 공간에도 SOFC 설치가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SK건설은 SOFC 분야에서 우수한 설계 및 시공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향후 미국에서 보다 많은 사업기회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사업에 발전사업자로도 참여해 친환경 분산발전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SK건설과 SK어드밴스드, 블룸에너지 등 3개 업체는 개관식 행사의 하나로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연료전지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SK어드밴스드 울산PDH공장의 프로필렌 생산공정 부산물인 부생수소를 SOFC 연료로 사용해 상용화를 검증하는 사업이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운영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SK건설 측 설명이다.

3개 업체는 시범 프로젝트에 사용될 SOFC를 내년 4월까지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 내에 건설하고 약 1년간 운영하면서 상용화 실증에 들어갈 예정이다. SK건설은 SOFC EPC를 수행하고 SK어드밴스드는 부지 제공과 부생수소 공급, 볼룸에너지는 SOFC 운영 등을 각각 맡을 예정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국내 부품 제조사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SK건설의 시공 능력 등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 경쟁력을 제고해 글로벌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연료전지 국산화를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 및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정책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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