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도 ‘초격차’…삼성전자 EUV 7나노 시스템반도체 위로 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3일 17시 15분


기존 시스템반도체 평면 설계(왼쪽)와 삼성전자의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설계(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기존 시스템반도체 평면 설계(왼쪽)와 삼성전자의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설계(오른쪽).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두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가 7나노(nm·나노미터) 시스템반도체 칩을 위아래로 쌓는데 성공했다. 평면으로만 배치하던 반도체 칩을 세로로 쌓을 수 있으면 제품 내 활용 공간이 넓어져 설계가 유리해진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전략이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EUV(극자외선)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큐브(eXtended-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 EUV(극자외선)을 활용한 7나노 이하 공정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대만 TSMC,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는 X-큐브 방식의 패키지 기술 적용에 성공함으로써 TSMC보다 한 발 앞선 기술력을 갖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X-큐브는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 상태의 칩을 위로 얇게 쌓아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이라며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목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독주택처럼 각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위아래로 쌓으면 같은 면적의 반도체에 더 많은 칩을 실을 수 있다. 제품 내부에서 차지하는 공간은 이전과 같지만 더 크고 빠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는 두뇌 역할을 하는 부분, 캐시메모리(임시저장공간) 역할을 하는 부분을 평면으로 나란히 배치해 설계한다”라며 “X-큐브 기술은 이를 위아래로 쌓을 수 있게 해 고객사의 설계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X-큐브 기술이 슈퍼컴퓨터·인공지능(AI) 등 고성능 시스템반도체를 요구하는 분야는 물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6일~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고성능 반도체 관련 연례 학술 행사인 ‘핫 칩스(Hot Chips) 2020’에서 X-큐브의 기술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성능 한계 극복을 위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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