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상용차 맨앞에 현대차… 세계 첫 수소전기 트럭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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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언트’ 10대 스위스로 발송
34t급 1회 충전으로 400km 운행
연내 40대 등 2025년까지 1600대… 유럽이어 북미 시장 개척도 나서

현대자동차가 스위스로 수출하기 위해 5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선적 중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스위스로 수출하기 위해 5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선적 중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대형 트럭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스위스를 시작으로 첫 수출에 나서며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6일 전남 광양항에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화물선에 선적해 스위스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수소전기로 움직이는 대형트럭은 그동안 세계 완성차 업계가 시제품이나 전시용으로 만든 적은 있지만 상업용 판매를 위해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건 현대차가 처음이다. 이번 물량은 현대차와 스위스 수소 전문기업 H2에너지가 지난해 9월 합작해 설립한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에 인도된다. 연말까지 40대를 추가 수출하는 등 2025년까지 총 1600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은 34t급으로 8∼20분의 1회 충전으로 최대 400여 km까지 달릴 수 있다. 스위스에서 유통업체의 식료품 운송 등에 활용된다.

현대차가 승용차에 이어 대형 상용차까지 양산 체제를 갖춤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에서는 2025년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가솔린과 디젤 등을 쓰는 내연기관 차량의 신규 판매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화석연료 소모량과 배출 오염물질도 많지만 그만한 힘을 낼 수 있는 친환경 동력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원활한 충전 기반을 구축하는 게 과제였다. 2030년까지 최대 400여만 대의 수요가 예상될 정도로 유망한 시장임에도 일찍이 열리지 못한 이유다.


수소전기트럭 분야에서 현대차의 유일한 경쟁자로 부상한 ‘니콜라’는 지난달 4일(현지 시간) 운송 및 에너지 분야 투자 기업인 벡토IQ와의 역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지 나흘 만에 포드의 시가총액을 앞섰다. 지난달 29일에는 수소전기 픽업트럭 ‘배저’의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를 내놓으면서 사전 주문을 받았다. 이날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6.33% 올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9일에는 79.73달러까지 치솟으며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현대차와 달리 생산 시설을 아직 갖추지 못해 ‘거품’이란 일각의 지적도 있지만 수소 생태계에 대한 청사진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이번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앞세워 세계 상용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6일 스위스로 떠난 10대를 시작으로 서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수출 국가는 독일과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과 북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아직 시장 규모가 작아 물류업체 등 고객들이 초기 도입비용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걸 감안해 차량을 이용한 만큼만 요금을 받는 대여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도 내놨다. 수소충전 인프라는 스위스에서만 올해 말까지 7개, 2025년까지 80여 개가 구축될 예정이고 세계 각국에도 인프라 망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1회 충전만으로 10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준비하는 등 주행거리 역량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노후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교체 수요를 수소 차량으로 흡수하고 있다. 이인철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앞으로 유럽뿐만 아니라 북미, 중국까지 진출해 세계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생태계 대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정지영 기자
#현대차#친환경 상용차#수소전기 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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