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고 맛 보고 책도 보고… 이마트, 동네 사랑방으로 꾸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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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40개 점포중 40여곳 새 단장…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로 변신”
매장 면적 60%에 맛집-카페-서점… ‘만물상’ 삐에로쇼핑은 접기로

이마트가 내년에만 40개 이상의 대형마트 점포를 리모델링해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 형태로 바꾼다.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던 대형마트의 고유 기능은 점포 내 약 40% 면적에서만 수행하고 나머지 60%가량은 맛집 거리, 패션 매장, 카페, 서점 등으로 채운다. 장을 보기 위해서만 갔던 대형마트를 동네 놀이터나 사랑방처럼 변신시켜 고객이 자주 찾게 하기 위함이다.

이마트는 서울 노원구 월계점을 시작으로 광주점, 강원 강릉점 춘천점 등 전국 140개 점포 중 30% 이상을 내년 중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마트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점포를 리뉴얼하는 것은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이마트 1호점을 오픈한 이래 처음이다. 이마트는 그동안 노후화된 몇몇 점포 위주로만 리뉴얼을 진행해 왔다.

이마트 측은 “역사가 30년가량 된 이마트를 완전히 새로운 ‘뉴 이마트’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며 “지역의 대표 점포이거나 노후화가 심한 점포, 혹은 인근 경쟁점이 많아져 좀 더 특화할 필요가 있는 점포가 리뉴얼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점포를 완전히 닫지는 않고 부분 영업하면서 리모델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이마트는 리뉴얼 중인 월계점의 공사를 내년 상반기(1∼6월) 중 마무리해 ‘뉴 이마트’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푸드코트는 이달 10일 오픈했다. 지역 맛집을 유치하고, 시식 공간도 트렌디한 카페 분위기로 바꿨다. 혼자 방문한 고객이 식사하기 편한 1인 좌석도 마련했다. 이마트는 월계점에서 쇼핑몰에 걸맞은 다양한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농수산, 축산, 청과류 등 신선·가공식품에선 프리미엄 상품의 비중을 늘리고, 상품 진열 방식까지 재밌고 독특하게 바꾼다.

이달 10일 먼저 리뉴얼해 오픈한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푸드코트. 이마트 제공
이달 10일 먼저 리뉴얼해 오픈한 서울 노원구 이마트 월계점 푸드코트. 이마트 제공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일부 점포에서 바나나를 나무에 걸어놓고 판매해 보니 고객들이 신기해하며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마트의 전형적인 진열 방식에서도 벗어나 고객이 계속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리모델링 투자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연간 적자 규모가 900억 원가량 되는 전문점 사업에선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삐에로쇼핑 7개점의 영업을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삐에로쇼핑은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만물상’ 콘셉트의 매장이다. 지난해 6월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두타점, 논현점, 명동점 등을 열었지만 성과가 부진했다.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인 부츠도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의 영업을 끝낸다.

반면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체험형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는 내년에 10여 개 매장을 추가로 연다.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킨텍스 이마트타운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인기를 끌며 현재 44개까지 증가했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노브랜드 매장은 내년까지 필리핀에만 총 10개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화장품 전문점인 센텐스도 내년 추가로 2개의 매장을 필리핀에서 오픈한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이마트#복합쇼핑몰#스타필드#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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