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국내 보안검색장비 선도… “AI 접목해 보안 수준 높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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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선 회장
이광선 회장
서울 구로에 위치한 ㈜동곡기정은 X레이 검색장비와 폭발물 탐지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김포공항, 제주공항, 김해공항 등에 X레이 검색 장비를 도입한 업체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국내 보안 검색 수준도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었다. 동곡기정은 국가 안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스마트 시큐리티.
제주국제공항 스마트 시큐리티.
자체 연구개발 통해 기술력 확보

동곡기정 이광선 회장이 X레이 등 보안장비를 도입하게 된 계기가 있다.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으로 무기 반입에 대한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무렵 이 회장은 중외상사 재직 당시 X레이 검색장비 도입 의뢰를 받고 발 빠르게 움직여 이를 도입했다. 이후 동곡기정을 설립하면서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금속탐지기, 화물검색기, 액체폭발물 탐색기 등 여러 제품들을 취급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이 회사는 스미스디텍션, 이탈리아 CEIA 등과 국내 독점 계약을 맺고 이 회사 제품들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오랜 기간의 사업 수행 결과 국내 시장점유율 1위로 입지를 굳히게 되었고 동곡기정의 장비들은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 관세청, 원자력발전소, 법원 등 국가 유관기관과 금강산 관광을 위한 출입국 심사 장소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의 공장 등 보안이 필수인 여러 장소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공공기관과 일반 대기업에서 구매를 선호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가 쌓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국내외 6개소에 30여 명의 유지보수 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X레이 영상 판독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연구개발 방향을 묻자 X레이 장비에 인공지능을 적용시킨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수화물 내 위험 물질을 인공지능으로 판독하여 검색 오차율을 감소시키고 신속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단순히 해외에서 장비를 들여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 인력을 두고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계속적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보안검색 업계에서 최고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그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보안 검색 기술에 매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 회장은 6·25참전유공자이며 호국영웅기장을 받은 인물이다. 국가 수호에 대한 의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보안과 철저한 검색을 통해 국내 테러 등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사명감이 크다고 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른 나이에 유도를 시작해 유도특기생으로 경희대에 입학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유도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이 회장은 70년 가까이 유도인으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경희대 유도동문회 회장을 지내는 등 현재도 유도 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1962년에 약업계에 입문해 1967년 중외제약 영업부장으로 입사한 이 회장은 당시 병원 종합의료기기들의 취약함을 알고 의료장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1964년만 해도 병원이 고가의 의료장비를 살 여력이 없었다고 밝히며 그 당시 고도성장하던 일본에 가 차관자금을 끌어와 대학병원 종합병원 같은 곳에 연결시켜 줬다고 회상했다.

이 회장은 당시 암 치료기, 암 진단기 등 암 진단 관련 MRI, CT를 국내 최초로 도입 했다. 그는 1988년 중외메디칼 대표이사를 지내고 1996년 부회장까지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은퇴 후 동곡기정을 창업했다. 현재도 중외제약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금도 수시로 보안 장비 관련 전시회를 다니고 있는데 중국이 특유의 복제 기술로 무섭게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규모 생산 회사만 10개에 이르며, 정부 차원에서 크게 지원해주고 있기에 우리나라도 보안 검색 장비 분야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연구개발에 의지가 있는 기업에는 연속성을 가지고 재투자할 수 있게끔 자금 지원을 해 최소한의 보호막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동곡기정 단합대회 단체사진.
㈜동곡기정 단합대회 단체사진.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며 아세아항공전문학교와의 산학교류 및 장비 기증에도 힘쓰고 있다. 산학협력의 경우 자체 TF팀을 구성하여 고려대, 한서대, 성일정보고 등의 학교와 과제 수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으며 사원 채용 시 단순히 점수만을 보고 뽑지 않고 개인의 인성과 잠재력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한번 가족이 된 직원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조직을 경영하고 있다. 50여 년간 업계를 선도해온 이 회장은 인터뷰 도중 평소 지니고 있던 수첩의 맨 앞장에 직접 손으로 쓴 ‘인화, 자율, 의지’라는 글자를 보여주며 “우리 회사의 사훈이다. 앞으로도 이 사훈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중소벤처기업#동곡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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