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나며 600조원을 첫 돌파했다.
12일 한국은행의 ‘11월중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위원회의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7000억원 증가한 82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증가액(7조8000억원)보다 다소 축소되긴 했으나 지난해 11월(6조7000억원)과는 같은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4조8000억원 늘어난 603조원을 나타냈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9월 3조7000억원, 10월 3조5000억원으로 주춤해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것이다. 증가 규모는 지난해 7월(4조8000억원)과 같고, 2016년 11월(6조1000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한은은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데다 이미 승인된 중도금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거래 증가로 자금 수요 자체가 늘고, 지난 10월말 본격화된 새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에 앞서 몰렸던 대출이 심사를 거쳐 지난달 대거 실행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만2000호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4000호)보다 훨씬 많았다. DSR 규제로 주택매매를 위한 대출 받기가 깐깐해지면서 전세를 택한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기타대출은 218조원으로 전월 증가액(4조2000억원)의 반토막 수준인 1조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카드값 결제 수요 등이 줄어든 측면도 있으나 신용대출까지 옥죄는 DSR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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