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경쟁력, 中에 이미 추월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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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가 일자리 해법]2015년 5위로 떨어져… 中은 3위
기업규제-노동시장 경직성 원인… 자동차-철강 등 주력산업 위기에

한국의 주력 제조업 경쟁력이 이미 중국에 추월당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8일 발표한 ‘한국 주력 산업의 위기와 활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국가의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 Index) 비교에서 한국은 2015년 이미 중국(3위)에 추월당해 5위로 밀려났다. 한국은 2009∼2014년 4위를 유지하다가 2015년 5위로 하락했다. 중국은 2005년 17위에서 2010년 6위로 급상승한 데 이어 2015년에는 한국과 미국(공동 4위)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CIP는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매년 발표하는 지수로, 제조업 1인당 부가가치, 수출 지표, 제조업 부가가치의 국가 내 위상 등 제조업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다.

한국 제조업 위기의 원인으로는 대내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점, 기업에 대한 규제 부담이 큰 점 등이 꼽혔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영향과 글로벌 저성장이 지목됐다.

업종별로는 철강, 석유화학, 기계,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8대 국내 주력 산업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철강산업은 세계 철강시장 공급과잉에 더해 중국산 제품이 국내외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은 수출시장과 내수시장 모두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연구개발(R&D) 투자도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희망적인 분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다. 보고서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주력 품목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고부가 제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며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 규제와 관련해 보고서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정부 규제에 대한 각국 기업의 부담 순위를 들어 위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국은 2007년 125개국 중 8위에서 2009년 98위로 순위가 급격히 하락한 뒤 줄곧 100위권 안팎으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2017년에는 137개국 중 95위였다.

2009∼2016년 8년간 신설 및 강화된 규제는 8878건(규제개혁위원회 철회 및 개선 권고 규제 제외)으로 연평균 1110건의 규제가 신설 및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은 2008년 이후 20위 내외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2017년 현재 중국의 정부 규제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 정도는 미국, 독일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순위”라고 밝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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