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사회적경제 우수기업 선정해 경영·판로·홍보 등 맞춤형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산업진흥원

이달 9일부터 나흘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선 조금 특별한 영화제가 열렸다. 장애인과 일반인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마련된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 영화마다 자막은 물론 매 장면을 소설을 읽듯 설명해주는 화면해설 내레이션이 추가됐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려다. 당시 상영된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는 배우 최희서 씨가 재능기부 방식으로 화면해설을 맡아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올해 7회째 열린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가 알차게 열릴 수 있었던 데에는 서울시의 도움이 컸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영화제 주최 기관인 사단법인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를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이후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비 지원, 제작 현장에 대한 사진 촬영 지원과 영화제 홈페이지 구축 등을 통해 배리어프리 영화와 영화제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11월 초에 열렸던 영화제에는 작년보다 많은 인원이 배리어프리영화를 관람하였다.


서울시, 39개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사회적경제기업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을 통칭한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한 축이다. 서울시가 2013년부터 선정하는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SBA(서울산업진흥원)는 각 기업별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해오고 있다.

2015년 선정된 EM실천은 장애인과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인쇄디자인 전문업체이지만 지난해 카페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도 서울시가 중증장애인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커피 바리스타 양성 교육을 시행하여 장애인의 서비스 직무능력을 개발하고, 나아가 특화된 카페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2014년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세진플러스는 장애인을 채용하는 의류제조업체다. 특이한 건 장애 직원들이 뮤지컬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 이 회사는 또 다른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인 극단 ‘날으는 자동차’와 함께 2014년부터 4년째 연 1회 정기공연을 펼쳤다. 세진플러스 직원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뮤지컬 배우들은 무대에서 장애인인 그들이 꿈꾸는 미래와 희망을 얘기한다. SBA 매장운영팀 임주혜 책임은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간의 협업 프로젝트를 공모를 통해 선정했고, 이때 두 기업이 협력사업으로 서로 뜻을 같이 하여 신청했다”며 “다른 공연과 달리 순수하고 깊은 감동이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진플러스는 직원들이 하루에 4시간 일하고 4시간은 예술활동을 통해 자기계발을 하는 ‘4-4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연금술사는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10∼20대 청소년과 성인이 ‘소풍가는 고양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도시락과 다과 케이터링 사업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다.

2015년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뒤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과 상표 등록 비용을 지원받아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고, 직원들의 교육비나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신제품 개발비 지원을 통해 전문성과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3년 간 업체별 밀착 지원


서울시는 현장심사와 서면심사, 대면심사를 통해 기업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두루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선정한다.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더라도 서울시가 1년 단위의 재인증 심사를 통해 우수기업 인증을 연장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우수기업에는 컴퓨터, 의류봉제 등과 같은 일반 제조기업은 물론 돌봄서비스, 문화예술교육, 시설 유지보수, 콘텐츠 개발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 업종도 포함돼 있다.

서울시와 SBA는 우수기업 선정 후 최장 3년간 경영, 판로, 홍보 등 업체별 맞춤형 밀착지원을 통해 매출액과 고용인원 증가 등 실질적인 성장을 돕고 있다. 직접적인 사업비 지원이 아닌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통해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회성, 일률적 지원보다는 기업별 상황과 여건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원 형태는 크게 공통지원과 맞춤형 집중지원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공통지원은 경영·판로·홍보·투자유치 지원과 네트워크 구축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 우수기업 브랜드와 기업별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박람회 참여, 우수기업 워크숍 등을 통해 우수기업 간 정보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와 SBA는 공동지원의 일환으로 6월 말 서울광장에서 사회적경제박람회를 열고 39개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우수기업 홍보전시부스를 마련했다. 또 11월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지페어 코리아’에서 우수기업 공동홍보관을 차려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맞춤형 지원은 매년 말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이듬해부터 최장 3년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직접 경쟁력 강화 및 경영 여건에 맞춰 지원 분야를 선택하고 집행한 후,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기 때문에 우수기업의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다. 올해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은 12월 중 선정할 예정이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서울산업진흥원#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세진플러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