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오가는 길… 벌꿀 따고 황토찜질 어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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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농촌체험 프로그램

전국 6차산업 체험지에서는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경남 진주의 ‘가뫼골마을’(왼쪽 
사진)에서는 직접 재배한 감을 이용해 곶감, 감잎차 만들기 체험이 이뤄진다. 강원 춘천시에 있는 ‘해피초원목장’(가운데 
사진)에서는 농장에서 기르고 있는 양과 소 등 가축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고,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인 충북 영동군에 
있는 ‘불휘농장’에서는 와인 족욕 등 와인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각 농장 제공
전국 6차산업 체험지에서는 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경남 진주의 ‘가뫼골마을’(왼쪽 사진)에서는 직접 재배한 감을 이용해 곶감, 감잎차 만들기 체험이 이뤄진다. 강원 춘천시에 있는 ‘해피초원목장’(가운데 사진)에서는 농장에서 기르고 있는 양과 소 등 가축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고,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인 충북 영동군에 있는 ‘불휘농장’에서는 와인 족욕 등 와인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해 볼 수 있다. 각 농장 제공
최장 열흘에 이르는 긴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이나 지인과 여행을 가려 하거나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했거나 꽉 막힌 도로와 붐비는 관광지를 싫어한다면 시골의 한적함과 이색 체험 프로그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농촌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의 푸른 잔디밭과 그 위의 가축들, 뜨겁게 데워 마시는 프랑스식 와인 뱅쇼 등. 이 모든 것을 굳이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만끽할 수 있다. 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까지 경험할 수 있는 6차산업 체험지를 소개한다.

○ 살아있는 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강원 춘천시 사북면의 ‘해피초원목장’은 23만여 m²의 넓은 초원에 소와 양을 방목하는 개인 목장. 농촌진흥청에서 지정한 춘천시 농촌교육농장이기도 하다. 1992년 고향으로 귀농한 농장주가 아름다운 자연에서 찾은 여유를 사람들과 나누고자 5년 전 문을 열었다.

농장에서 기르는 거위 토끼 염소 돼지 등 다양한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 언덕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15분 정도 오르면 산자락 사이로 드러난 춘천호와 함께 소와 양 떼가 여유롭게 풀을 뜯는 방목지 경치가 어우러진다. 목장 안 레스토랑에서 한우 요리를 먹어볼 수 있다. 한우를 이용한 햄버거 만들기 체험도 인기가 좋다.

강원 횡성군의 ‘에덴양봉원’은 아이들을 위한 농촌교육농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 수정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꿀벌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생태계의 섭리를 일깨워 주는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방충복을 입고 직접 벌집을 채취하는 벌꿀 따기도 진행한다. 농가 주인 내외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꿀벌에 대해 친절히 설명을 해 준다. 거대한 말벌집과 양봉 기구 등 400여 점의 전시품도 둘러볼 수 있다.

○ 온 가족이 함께하는 농촌 체험

세종시 전동면 운주산 기슭에 있는 ‘뒤웅박고을’은 설립자가 평생 정성스럽게 장을 담그던 어머니를 기리며 만든 전통장류테마공원이다. 15년에 걸쳐 조성된 3만여 m² 규모의 공원 한가운데에 한식의 근간인 장을 담가 놓은 2000여 개의 크고 작은 옹기가 빼곡히 놓여 있어 장관을 이룬다. 이 외에도 장류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한 방문객이 남겨놓은 장독대,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팔도 장독대 등 공원 구석구석에 볼거리가 많다.

메주, 비누, 옹기, 향초 만들기를 비롯한 체험 프로그램 등이 이뤄지는 전통장류박물관과 한옥생활체험관, 황토발효실은 이곳에 오면 꼭 둘러봐야 할 명물들.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구수한 장맛을 담은 정갈한 한정식 밥상도 맛볼 수 있다.

경남 진주시 명석면의 ‘가뫼골마을’은 본래 단감 등의 농작물을 생산하는 평범한 시골마을이었다. 하지만 6차산업화가 이뤄지면서 곶감과 감잎차 등 농작물을 가공 제품으로 판매하고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과 숙박할 수 있는 팜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년 5000여 명이 몰리는 휴양지로 거듭났다. 단감철인 9, 10월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수확 체험과 갓 수확한 감을 이용해 피자, 주먹밥, 쿠키 요리 등을 만드는 체험이 진행된다. 황토찜질방이 딸린 마을 내 한옥 펜션은 고즈넉한 시골 분위기를 만끽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각종 편의시설과 펜션 예약 온라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 와인·희귀 식물 등 이국적 경험도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인 충북 영동군에 있는 ‘불휘농장’은 다양한 종류의 국내산 수제 와인을 시음하고 배울 수 있는 와이너리 농가다. 소믈리에 자격증을 갖고 있는 주인 부부와 아들 내외 일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1층 체험장에서는 사과 복숭아 등 과일과 와인을 한데 넣고 끓여 마시는 프랑스식 뱅쇼 만들기 등 여러 활동을 직접 해 볼 수 있고 와인의 종류와 특성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2층 바(bar)에서는 ‘아시아 와인트로피’에서 금상, ‘2016 한국 와인페스티벌’에서 최고점을 받은 ‘시나브로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다.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의 관광농원인 ‘청유리원’은 사막의 건조지대에서 자라는 희귀한 선인장과 다육식물 수백 종을 보유하고 있어 식물 마니아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곳. 전시관에는 거북이 등딱지처럼 생긴 남아프리카산 ‘구갑룡’, 형형색색의 ‘리돕스’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식물이 가꿔져 있다. 방문하는 계절마다 서로 다른 선인장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는 것 또한 묘미. 분갈이 교육, 화분 만들기 등이 이뤄지는 체험장과 독특한 선인장 주스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갖춰져 있어 주말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추석연휴#농촌체험#6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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