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노선확장-할인 ‘공격 마케팅’… 대형항공사는 안팎 도전에 위기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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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매출-수송객-영업익 급성장
작년 국내선 여객 수송분담 57% 등 트리플 호조 등에 업고 승객 확보戰
대형항공사는 샌드위치 신세
국내는 LCC-해외는 외국사에 밀려… 업계 “단기간 상황개선 쉽지 않아”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공격적인 노선 확장과 항공권 할인 경쟁에 나섰다.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을 필두로 LCC들은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반면 양대 국적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안에서는 LCC, 밖에서는 중동 등 외국 항공사에 밀리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LCC 1위(매출·수송객 기준) 제주항공은 이달 들어 국내선 확대, 국제선 할인 판매, 회원 할인 판매 등 연이은 마케팅에 나섰다. 5일에는 김포∼광주 임시운항 계획을 밝혔고, 11일에는 인천∼세부 노선 할인, 15일에는 자사 회원(제주항공 리프레시 포인트 회원)을 위한 특가 할인판매에 나섰다. 제주항공을 바짝 뒤쫓고 있는 2위 진에어도 이달 제주∼방콕 부정기편 운항을 시작했고 내달부터는 제주∼후쿠오카, 제주∼비엔티안, 제주∼하노이 부정기편도 띄운다.

나머지 LCC들도 분주하다. 티웨이항공은 이달부터 제주행, 일본행 등 항공권을 최저 1만6200원부터 할인 판매에 나섰고 비엔티안 노선은 주 4회에서 7회로, 호찌민 노선은 주 5회에서 7회로 늘렸다. 이스타항공은 내달 다낭에 신규 취항한다.

이처럼 LCC들이 공격적인 노선 확장과 가격 경쟁에 나서는 배경에는 지난해까지 꾸준히 이어져 온 실적 호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LCC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매년 매출, 수송객, 영업이익 모두 급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선 여객에서 LCC가 차지하는 여객 수송 분담률(총 항공승객 중 해당 항공사의 승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56.8%였다. 국제선 분담률도 처음 30%를 돌파했고, 최근 한국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기가 높아진 일본 노선은 LCC의 수송 분담률이 40%를 돌파했다.

LCC 비중이 늘어난 만큼 자연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비중은 줄고 있다. 두 대형항공사는 안팎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국내선 운임 인상을 추진했다가 반발 여론에 직면해 중단했다. 대한항공이 국내선 운임을 올린 것은 2012년이 가장 최근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선은 이미 LCC와 KTX에 밀려 도저히 수익을 낼 수도, 탑승객을 확보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 “가격을 올리는 것은 비판 여론이 심하고, 노선을 줄이는 것도 지방공항과 인근 지역의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국내선은 매년 약 100억 원대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상황이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1∼3월) 실적에서 LCC 2위인 진에어에도 영업이익이 밀리는 굴욕을 겪었다. 진에어는 341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263억 원이었다. 매출은 아시아나항공(1조4571억 원)이 진에어(2327억 원)의 약 6배에 달했지만 수익구조는 빈약하다는 방증이다.

항공업계에서는 ‘LCC의 선전과 대형항공사의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장거리인 미주, 유럽 노선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최근 중동 항공사들에 밀리는 처지라 단시간에 상황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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