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531조원 中 영유아용품 시장 선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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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베이비붐 시대]국내 업체들, 中 출생률 급등에 황금시장 부푼 꿈

  ‘라마(辣마)’와 ‘나이바(내파)’를 잡아라.

 매운 엄마라는 뜻의 ‘라마’는 중국의 20, 30대 신세대 엄마들을 뜻하는 단어로, 일정한 경제력을 갖추고 출산 뒤에도 자기관리가 철저한 엄마를 뜻한다. ‘나이바’는 말 그대로 우유 먹이는 아빠라는 뜻으로, 엄마 대신 육아를 맡는 신세대 아빠를 말한다.

 이런 신조어가 쏟아질 정도로 중국의 영·유아 산업 시장, 이른바 ‘에인절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3일 KOTRA에 따르면 중국의 영·유아용품 시장은 2015년 2조 위안(약 340조 원)을 돌파했다. 3년간 연평균 15%의 성장을 지속해 2018년 3조1071억 위안(약 53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두 자녀 정책은 영·유아용품 시장 확대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對)중국 영·유아용품 수출도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조제분유 수출금액은 1억492만 달러(약 1223억 원)로 처음 1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5년(9397만 달러)에 비해 11.6% 증가했다.

 한국 업체들은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말 중국 현지 기업과 함께 아모르매일유업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올해부터 중국 특수분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특수분유는 알레르기나 대사이상질환 등을 가진 영·유아의 상태에 맞춰 병원에서 별도 처방을 받아야 하는 분유를 가리킨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한국의 신생아 수는 지난해 기준 약 41만 명으로 역대 최저인 데 비해 중국은 특수분유 처방이 필요한 신생아만 한 해 수십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국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롯데푸드 등도 신세대 부모들의 취향에 맞춰 온라인 전용 제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장난감의 경우 대중국 수출금액은 지난해 2232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기저귀는 1억5561만 달러, 유모차는 49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영·유아용품 업체인 아가방앤컴퍼니는 2014년 중국 랑시그룹에 인수된 이후 중국 유통망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우한(武漢) 톈진(天津) 등 주요 도시에 진출했고, 현재 중국 전역에 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중국의 젊은 부모 세대는 구매력이 왕성하다. 한국산 제품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 명동점을 리모델링하면서 기존에 없던 영·유아용품 매장을 열었다. 면세점 측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중국 젊은 부모들의 소비 성향에 맞춰 온라인몰에도 영·유아용품 브랜드를 더 많이 입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중국 정부의 자국 제품 사용 장려 정책 등으로 중국 수출이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유아산업은 수출 품목이 다양하고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 위생허가나 인증, 통관 등의 절차에서 비(非)관세장벽에 가로막히기 쉽다는 것이다.

 품질이 우수한 해외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이 가장 큰 분유와 기저귀의 경우 중국 내 점유율 상위 10위권을 대부분 미국이나 일본, 유럽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새샘 iamsam@donga.com·박은서 기자
#중국#영유아시장#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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